환경 부분서 기술 개발 통해 기업 사회적 가치 창조
[지산학 협력 브랜치 기업] 코렌스
“지금은 중소중견기업들이 ‘글로벌 빅챔피언’으로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석유경제’에서 ‘수소경제’로 바뀌고 있는 중요한 시기거든요. 수소는 어느 기업 할 것 없이 동일선상에서 같이 출발합니다. 기업이 기존에 축적해놓은 기술이 큰 의미가 없죠. 누가, 어떤 전략을 세워, 글로벌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3~5년 뒤 기업의 미래가 바뀌어 있을 겁니다.”
좋은 리더가 좋은 기업을 만든다. 그리고 좋은 일자리도 만든다. 4300명 채용을 위한 ‘부산형 일자리’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주)코렌스 조용국 회장을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주)코렌스EM 본사에서 만났다. 부산형 일자리란 부산시와 코렌스가 함께 추진하는 사업으로, 코렌스EM과 협력업체 20여 개사가 국제산업물류도시에 4300명가량을 고용해 미래차부품생산연구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코렌스에 곧 부산지산학협력센터 브랜치 센터가 개소할 예정이다.
고용 창출 ‘부산 일자리’ 사업 주도
미래차부품생산연구단지 조성
EGR 부분 세계 1위까지 올라
재생에너지 100% 실현에 주력
지역 인재 확보, 국가가 나서야
■연구소 설립 이후가 진짜 시작
“학사 장교 출신입니다. 육군 소위 시절 아버지가 간암에 걸리셨는데 손자를 안아보는 게 소원이다 하셔서 결혼을 일찍 했어요. 어머니가 계시는 부산에서 취업하려고 풍산금속에 들어갔죠. 그런데 방위산업체다 보니 혁신 아이디어를 내도 묻히더라고요. 3년 정도 있다 퇴사해서 800만 원으로 창업을 했어요. 그 때가 1990년입니다.”
브레이징(Brazing)이라는 임가공으로 수익을 얻어 1998년까지 자본을 차곡차곡 축적했고, 1998년 꿈꿔왔던 연구소를 설립했다. “사실상 코렌스라는 기업이 이 때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시 연간 매출이 80억 원 정도였다. 앞으로 조선 분야의 시장 잠재력이 클 것이냐, 자동차 분야가 클 것이냐를 고민하다 시장조사를 통해 자동차로 방향을 정했다.
아이템은 세계 최초, 그게 안 되면 국내 최초가 돼야 했다. “당시 배기가스 배출 기준이 유로3이 적용되던 때였는데 5년 뒤에 유로4가 적용된다고 했어요. 유로4에 EGR 쿨러 시스템이 필요했는데 이걸 우리가 해야겠다 싶었죠. 순수한 국내 독자기술로 2002년 개발을 완료했어요. 푸조시트로엥, 포드에 납품하고, 실적이 쌓이니까 2007년부터는 BMW에도 납품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해서 EGR 부분에서는 세계 1위까지 올라섰죠.”
■폭스바겐 사태에서 인사이트를 얻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사건이 터진 게 2015년입니다. 폭스바겐이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량을 조작해 판매한 정황이 포착돼 전 세계가 경악했죠. 저도 이 사건을 계기로 인사이트를 얻었어요. ‘내연기관 쪽은 앞으로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친환경차로 급속하게 나아갈 것이다.’ 2016년부터 사내 전동화팀을 만들어 친환경차로 가기 위한 준비를 본격화했어요. 연구개발 쪽으로 인력과 자본 면에서 전폭적인 투자를 했고 5년 매진하니 어느 정도 결과물이 나오게 됐어요.” 이를 통해 부산형 일자리의 핵심인 코렌스EM가 만들어졌다. EM은 '이-모빌리티'(E-Mobility)를 의미한다.
“시장이 모두 열렸을 때 준비하면 늦어요. 얼리 마켓에 리스크가 있다 하더라도 뛰어들어야죠. 얼리 마켓에서 시장 지배자가 정해지니까요. 자본력으로 안 되면 속도를 높여야 해요. 덩치 큰 기업들이 1년 걸리는 연구개발을 우리는 6개월 만에 해내는 겁니다.”
조 회장은 코렌스EM이 만드는 전기차의 핵심인 ‘파워트레인’ 분야에서 ‘글로벌 TOP 3’를 2030년에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워두고 있다.
에너지가 바뀌면 모든 생태계가 바뀐다. 코렌스는 크게 전기차와 수소라는 두 축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데 전기차는 부산에서 코렌스EM을 통해, 수소연료전지 관련은 대전 계룡과 경기 기흥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도 생산공장이 있으며, 코렌스 그룹에 채용돼 있는 인력은 1300여 명에 이른다. 지난해 코렌스 그룹 매출은 6000억 원가량이다.
■코렌스의 환경적 가치
1990년 대일금속으로 시작했던 기업은 2003년 사명을 코렌스(Korens)로 바꿨다. 코렌스는 'Korea'(한국)와 'Environment'(환경), 'Solution'(솔루션·해법)의 합성어다. “기업이 돈만 벌어서는 안 됩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고 기본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코렌스는 궁극적으로 환경 부분에서 기술 개발을 하고, 또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겠다는 큰 그림을 갖고 사업 방향을 정합니다.” 특히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은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코렌스는 RE100 실현을 위해서도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RE100이란 'Renewable Energy 100'(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코렌스 미래차부품단지가 만들어지면, 여기서는 핵심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긴밀하게 연결돼 마치 하나의 기업처럼 움직이게 된다. 첫 단계부터 완성 단계까지 제품 품질 관리와 재고 관리, 모니터링을 함께 하게 된다. 코렌스EM은 파트너 기업 20여 개사를 선정했거나 선정하는 과정에 있다. 2023년 단지가 완성될 예정이다.
■“지역 인재 확보, 국가적 아젠다 돼야”
코렌스는 2016년 전 직원 정규직화로 정규직 100%를 달성한 후 줄곧 정규직으로만 채용을 하고 있다. “비용이 더 든다고 생각하는 기업들도 있는데요. 정규직화 하면 장점이 많습니다. 소속감이 커지고 애사심이 높아지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불량률이 개선되죠. 회사가 사원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대한 메시지가 분명해지는 건데요. 직원들을 상하 관계가 아닌 파트너로 생각하는 거죠.”
그럼에도 조 회장은 코렌스가 지역 기업으로서 겪는 문제 중 ‘인재 채용’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했다. “악순환이죠. 좋은 일자리가 없으니까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가고요. 기업들은 또 좋은 인재들이 모두 수도권에 자리를 잡아 있으니 인재 찾아 수도권으로 가고요. 지방 소멸을 불러오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지역 인재 확보 문제는 국가적 어젠다로 다뤄져야 해요. 지방 소멸 위기와 기업들의 지역 이탈, 대학 폐교 위기를 막기 위한 부산지산학협력센터도 그런 점에서 아주 적절한 시점의, 적절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끝-
글·사진=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이 기획은 (재)부산테크노파크와 부산일보가 공동으로 마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