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원 또 대만 방문… 갈등 골 더 깊어지는 미·중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 하원의원들이 대만을 또 방문했다.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8일 로이터 통신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하원 재향군인위원회의 마크 타카노 위원장과 콜린 올레드, 엘리사 슬로킨, 새라 제이컵스, 낸시 메이스 등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5명이 25일(현지시간) 밤 미군이 운용하는 C-40 정부 전용기를 타고 대만에 도착했다. 이들은 차이잉원 총통 등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미·대만 관계, 지역 안보, 다른 상호 관심사를 논의한 뒤 26일 떠났다.
대만 “굳건한 지지 보여 준 것”
중국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
대만 외교부는 의원단 도착 직후 낸 성명에서 “미 하원의원들이 또 (대만을) 방문한 것은 미 국회의 초당적이고 굳건한 대만-미국 관계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방문을 통해 대만과 미국 국회 사이의 깊은 우의를 한층 심화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환영했다.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은 26일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 폭격기를 포함한 총 8대의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을 압박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또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의원들의 대만 방문이 ‘하나의 중국’ 원칙 등에 위배된다고 지적한 뒤 “미국에 강한 불만을 표명하며 결연히 반대한다”며 “이미 미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엄정한 교섭 요구’는 항의를 의미한다. 자오 대변인은 또 “대만 당국에 경고한다”며 “미국을 활용해 독립을 도모하려는 행위에는 ‘죽음이 길’이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의원들의 대만 방문은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앞서 상원과 하원 의원들로 구성된 의원단이 지난 10일 미군 수송기로 대만을 찾아 차이 총통과 대만 국방부장 등과 만나 중국군의 위협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 속에 대만의 독립 움직임과 미국의 대만 관여에 반발해 온 중국 정부는 당시 전투기를 대만 해협 방향으로 출격시키기도 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