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력·결속력 없어 ‘정치력 부재’ 늪에 빠진 PK 국힘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이 최악의 위기 상황에 빠져 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 인선 과정에서 정치력 부재가 여실히 입증됐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면서도 결속력도 없어 ‘윤석열 선대위’의 요직에서 완전 배제된 것이다. 향후 PK 정치권의 위상 추락과 함께 차기 총선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되는 이유다.
윤석열 선대위 ‘부울경 패싱’
본부장·특보 등서 거의 배제
현역 대거 포함된 TK와 대조
지난주 윤곽을 드러낸 윤석열 선대위에서 PK 정치인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상임선대위원장과 5개 본부장, 총괄특보단장, 공보실장, 대변인단 등 선대위 요직이 줄줄이 발표됐지만 PK 출신은 아무도 없다. 정무·정책·조직 등 분야별 특보단장도 발표됐지만 PK 정치인은 안 보이고, 겨우 원외 인사인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만 법률특보단장에 이름이 올라 있다. 대구·경북과 충청, 강원권 현역들이 대거 포함된 것과 대조를 이룬다.
공동선대위원장과 조직총괄본부장으로 동시에 거론됐던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언했고, 후보 비서실장으로 내정됐던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은 사의를 밝혔다. 다만 윤 후보가 당분간 비서실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기로 한 것은 장 의원을 배려한 조치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장 의원에 대한 윤 후보의 신뢰는 확고하다”며 “지금도 사실상 비서실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PK 정치권의 최대 단점은 자생력과 결속력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지난 총선을 통해 PK에서 16명의 초선이 입성했지만 중앙 정치권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의원은 고작 4~5명 정도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PK 초선은 존재감 조차 찾기 힘들다는 지적을 받는다. 여기에 적잖은 PK 초선들은 개인적인 이유로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어 회복하기 힘든 상태이고, 일부 의원들은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해 요직에서 배제되기 일쑤다. 3선 이상 중진들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선 후보 경선은커녕 당대표 선거에 도전해서 성공하는 PK 중진은 어디에도 없다.
결속력은 더더욱 약하다. 다른 권역에선 같은 지역 출신을 요직에 앉히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데 PK 정치권은 정반대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민의힘이 정권 교체에 성공한다고 해도 PK 정치권은 제 역할을 못할 공산이 크다. 당연히 PK지역 주요 현안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권기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