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가야고분군 순장견 무덤 지키라는 의미였네
비화가야 최고 지배층 묘역으로 국가 사적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63호분에서 순장견으로 추정되는 개 3마리의 유골이 확인됐다. 순장견은 무덤을 수호하라는 뜻에서 매장한 것으로 보인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30일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63호분 발굴조사를 통해 고분 주인공의 매장 공간 앞에 별도로 조성한 약 1m 길이의 석곽(石槨·돌덧널)에서 온전한 상태의 개 세 마리가 나란히 포개져 매장된 순장견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립가야硏, 3마리 유골 확인
온전한 모습 발굴 드문 사례
“DNA 분석 후 복원 시도 계획”
세 마리 중 크기를 확인한 것은 1개체로, 어깨높이는 약 48㎝로 진돗개와 비슷한 체격으로 추정된다. 순장된 동물 유체가 해체되지 않고 이렇게 온전한 모습으로 나온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고 한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창녕 가야고분 중에는 제물로 소나 말을 묻은 경우가 있지만, 별도 공간을 만들어 개를 순장한 무덤은 흔치 않다”며 이번 순장견 확인의 의미를 말했다.
2013~2014년 7호분과 14호분에서는 별도 시설 없이 입구 근처에 개와 개뼈를 매납한 양상이 확인됐으나 당시에는 자료 부족으로 순장견이라는 것을 확정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번에 확인된 순장견은 무덤의 입구에 위치하며 바깥을 향하고 있어 백제 무령왕릉에서 확인된 석수(石獸)처럼 무덤을 지키는 수호동물인 진묘수(鎭墓獸)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는 주로 사람을 순장한 사례가 많이 확인됐다. 15호분에서 발견된 귀고리를 찬 여성 인골은 복원 연구를 통해 16세 여성으로 드러났으며 ‘송현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연구소는 앞서 지난 9월 말 개최한 가야사 전문가 포럼에서 가야인들이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63호분에 순장견을 묻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권주영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원은 “순장견 3마리는 모두 다 성장한 개체로, 해체하지 않고 그대로 포개어 묻었다”며 “강제로 개를 죽인 뒤에 묻고 폐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보존처리 중인 순장견에 대한 DNA 분석을 마친 후 유관 기관과 공동연구 등을 통해 종 복원을 시도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