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기 취소·입국 규제 강화 오미크론에 지구촌 ‘급랭 모드’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전 세계가 빠르게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 일부 유럽국가에서 벌써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고 다음달 11~21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동계 유니버시아드가 취소됐다. 중국은 ‘백신 불평등’ 비판에 맞서 아프리카에 10억 회분의 백신 제공을 공표하고 나서는 등 틈새 외교 공략에 나서고 있다.
30일 현재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견된 나라는 처음 환자가 보고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스페인 등 유럽국가, 홍콩, 호주, 캐나다 등 18개국이다. 30일 일본에서도 오미크론 감염자가 처음으로 확인되는 등 한국 '문앞'까지 오미크론이 와 있는 상황이다.
변이 감염, 전 세계 17개국 확산
WHO “다수의 돌연변이 가져”
스위스 동계유니버시아드 취소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위태
일본 확진자… 국내 유입 초읽기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 “세계적으로 매우 큰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며 “많은 수의 돌연변이를 지닌 매우 다른 변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약 70개국은 입국규제를 강화하고 추가접종을 확대하는 등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은 30일부터 한 달간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국제대회도 취소됐다. 2021년 스위스 동계 유니버시아드 조직위 측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로 다음 달 11~21일 열릴 예정이던 대회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대회는 50개국에서 1600명가량의 선수가 참가해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오미크론의 확산 속도와 앞으로 드러날 특성에 따라 최대 겨울 스포츠 축제인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은 외교 보이콧 움직임으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반쪽 올림픽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오미크론까지 확산되자 취소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9일 화상으로 진행된 중·아프리카협력포럼(FOCAC) 장관급 회담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아프리카가 내년까지 인구 60% 백신 접종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중국이 10억 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확산을 막는 데 기여함으로써 국가 영향력도 확대하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미칠 파장도 최소화할 의도로 보인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오미크론의 출현은 인구의 6%만이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아프리카에서 백신 불평등의 끔직한 결과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면서 "중국은 개발도상국에 가장 먼저 백신을 제공하고 개발도상국과 백신 생산에 협력한 첫 번째 국가로, 중국의 백신 지원이 아프리카 대륙의 대유행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 접종으로 형성된 면역이 오미크론 변이에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WHO는 “오미크론 변이의 일부는 우려스럽고 면역 회피 가능성과 더 높은 전염성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독일 베를린 샤리테 병원의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감염병 학자는 ZDF방송에 “남아공에서 젊고, 이미 코로나19에 걸렸던 이들이 감염되고 있다”면서 “첫 면역회피 변이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미국 증시를 비롯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 경제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 출석에 앞서 배포한 서면 답변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가 고용과 경제활동에 하방위험을 제기한다”면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을 증대시켰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