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서 지역 현안 꼼꼼이 챙긴 이준석…대표직 사퇴 의사 없는 듯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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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25일 오후 국회에서 미국 연방하원의원 방한단 접견에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사진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25일 오후 국회에서 미국 연방하원의원 방한단 접견에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30일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한다’는 공지를 남긴 채 부산을 찾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당일 오후 부산시 고위 관계자를 만나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문제 등 지역 현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대 결단 등 향후 행보에 대한 관측이 분분한 상황에서 이 대표가 지역 현안을 챙겼다는 점에서 대표직 사퇴 의사는 없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전날 오후 항공편으로 부산에 도착한 이 대표는 이날 동행한 김철근 정무실장을 통해 부산시 이성권 정무특보에게 저녁 식사를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와 이 특보는 당 청년 모임 등에서 함께 활동하며 상당히 긴밀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고, 이 특보는 김 실장과도 친구 사이다. 이 대표와 이 특보는 그 직후 해운대 한 식당에서 만났는데, 이 자리에는 김 실장과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도 함께 했다.

이 대표는 최근 당 상황과 관련한 이 특보의 질문에는 일절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지난 9월 자신이 직접 현장까지 찾은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문제에 대해 세세하게 진행 상황을 챙겼다고 한다. 또 가덕신공항 등 지역 현안에 대해 물으면서 부산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상의 일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을 앞두고 준비 중인 지역 공약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특보는 “당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았지만, 지역 현안에 대해 상당히 세밀한 부분까지 얘기를 했다”면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일각에서 추측하는 대표직 사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저녁 8시께 초선 의원 5명과 술자리를 갖던 도중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메시지를 남긴 데 이어 30일 오전 공개일정을 전격 취소했고, 외부와의 연락도 끊은 채 잠행에 들어갔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불발과 자신이 반대한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 임명 등 ‘이준석 패싱’ 논란에 대한 항의성 시위로 풀이됐다. 이 대표와 동행한 김 실장, 김 최고위원 등 세 사람 모두 부산과는 연고가 없다는 점에서 당 관계자나 언론의 시선을 벗어나 ‘장기전’에 돌입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2016년 총선 당시 김무성 대표가 이른바 ‘진박 공천’에 반발해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가버린 ‘옥새 파동’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윤 후보 측의 ‘패싱’ 행태를 당시 친박계의 전횡과 연결 지으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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