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사냥하는 수달 포착…온천천은 안전하다?
온천천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이 발견됐다. 온천천 수달이야 야간 산책을 즐기는 이들에게 종종 발견되기도 하니 그리 큰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수달의 모습은 대부분 이동 중인 모습인데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이 시민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겼다.
■온천천 사람들은 안전하다?
사냥은 동물에게 필수적인 활동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외부에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위험한 행동이기도 하다. 특히 야행성 동물인 수달은 주간에는 은신처에 숨어있다가 야간에 사냥을 한다. 기본적으로 '인간'과 가깝기 어려운 편. 수달은 조심성이 많아 외부의 간섭에도 민감한 동물이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지난달 26일 저녁 부산 금정구 구서동 온천천 일대에서 시민의 카메라에 포착된 수달의 먹이 사냥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국수달연구센터 관계자는 "수달이 산책하는 사람에게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는 뜻"이라고 말하면서 "야간에 산책을 즐기시는 분들이 야생동물에 위협을 가하지 않은 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수달은 사람들이 촬영 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온천천에 서식하는 어류를 먹잇감으로 포착, 사냥에 성공했다.
수달은 1, 2급수에서 사는 동물이자 강과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다. 수달은 어류를 가장 선호하며 게나 조개 등도 먹는다. 온천천에 숭어, 잉어, 붕어 등 어류가 많다 보니 수달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수달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통발과 같은 낚시도구다. 온천천은 낚시인구가 거의 없는 데다 산책하는 행인들도 큰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수달이 학습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에도 사냥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온천천 수달은 많아야 2마리
강을 끼고 생활하는 수달은 영역 동물이다. 자기 영역에 다른 수달이 들어올 경우 '전쟁'이 벌어진다. 귀여운 이미지의 수달이 포악하기로 유명한 족제비과 동물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수컷 수달의 경우 15km, 암컷의 경우 7km 정도의 행동 반경을 가지는데 온천천은 15.62km다. 이 때문에 온천천 수달은 많아야 1~2마리가 전부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수영강까지도 영역을 포함할 수 있어 정확한 개체 수 확인은 어려운 상황이다. 또 수달의 영역이 넓어 기장 바다에서 발견되는 것과 같은 종일 수도 있다. 참고로 국내에는 바다나 강에 사는 것은 모두 같은 종의 수달이다. 세계에는 현재 13종의 수달이 있는데 국내에는 1개 종만이 서식한다.
영상에는 두 마리의 수달이 보여진다. 두 마리가 동시에 발견되는 경우는 수컷과 암컷이 짝짓기를 위한 것이거나 새끼와 어미가 함께 다니는 경우다. 보통 봄에 2~3마리의 새끼를 낳지만 가을에 출산을 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암컷과 새끼의 조합이라면 가을에 출산한 새끼일 확률이 높다.
■수달을 더 자주 보려면
수달은 물가의 나무뿌리나 계곡 바위틈의 은폐된 공간을 자신의 보금자리로 선택한다. 또한 활동 반경이 넓어 영역 내에서 여러 개의 보금자리를 두고 불규칙적으로 옮겨 다닐 수 있다.
온천천은 생태하천으로 꾸며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수달이 생존하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 특히 수면 중간에 사람의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은신 공간인 모래톱, 식생 등이 부족하기에 더욱 그렇다.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지자체에서는 인공적인 생태섬을 조성하기도 한다. 전남 구례군, 대구 달서구 등지에서 생태섬을 두고 이를 활용하고 있다.
한국수달연구센터 관계자는 "온천천과 같은 생태하천의 경우 수달이 은신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생태섬 등으로 수달의 은신처를 만들어준다면 수달이 서식하기 더 좋은 환경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온천천 즐기는 시민들도 수달에 대한 관심과 함께 위협을 가하는 행동을 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