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응급의료서비스, 부산진·수영구 ‘가장 원활’
부산에서 응급의료서비스가 가장 원활히 제공되는 곳은 부산진구와 수영구로 조사됐다. 그러나 기장군, 강서구, 금정구는 응급의료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미흡해 부산 내에서도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동의대 교수 등 연구 논문
출동 - 5분, 이송 - 10분 기준 분석
동래·연제구 ‘골든타임’ 내 도착
기장군·강서·금정구는 ‘미흡’ 커
해운대, 반송 등 지역 간 격차 심해
“지역 따라 공공의료 접근성 편차”
■응급의료 우수지역과 사각지역 뚜렷
이같은 내용은 부산대 도시공학과 정주철 교수와 이달별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교 교수 등 5명이 작성한 ‘부산시 응급의료서비스 접근성의 지역간 불균형 및 사회적 형평성에 대한 연구’ 논문에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먼저 부산의 응급의료서비스를 ‘출동’과 ‘이송’, 2단계로 나눠 분석했다. 기준은 부산에 있는 58개 119안전센터와 28개 병원(종합병원급 이상)이다. 출동 권역은 중증환자가 산소 공급이 없을 경우 뇌사에 이르는 시간인 6분을 고려해 5분으로 잡았다. 이송 권역은 중증환자의 회복 가능성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시간인 10분을 골든타임으로 했다.
이 기준을 적용해 부산 시내를 △출동에 5분, 이송에 10분이 모두 가능한 집계구 △출동만 가능한 집계구 △이송만 가능한 집계구 △어느쪽도 포함안되는 집계구, 3가지로 나눴다. 집계구란 통계청이 만든 최소 분석 단위다. 읍면동보다 더 작은 경계를 말하며, 보통 인구 300~500명을 기준으로 나뉘는 조사구역이다.
분석 결과 부산의 16개 구·군 중에서는 부산진구가 ‘골든타임 집계구(출동+이송이 골든타임 내 가능한 집계구)’가 350개로 가장 많았다. 부산진구에서는 모두 729개 집계구가 있는데 절반 가까운 350개 집계구에서는 5분 내 응급 출동, 10분 내 병원 이송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수영구는 16개 구·군 중 ‘골든타임 면적(출동+이송이 골든타임 내 가능한 면적)’이 전체의 34.6%로 가장 높았다. 면적 비율로만 따지면 수영구와 동래구, 연제구 순이었다.
반면, 강서구는 ‘골든타임 집계구’가 3곳 밖에 되지 않았고, 기장군은 아예 ‘골든타임 집계구’가 전무했다. 금정구 역시도 ‘골든타임 면적’의 비율이 전체의 2.40% 밖에 되지 않아 대부분의 구민이 응급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태였다.
■취약계층 지역에 사고 발생 빈발
사상구와 금정구, 사하구, 동구, 강서구, 기장군 등 6개 지자체는 출동보다 이송에 더 시간이 걸렸다. 이는 응급 출동은 빠르게 이루어지지만 인근에 종합병원이 부족해 이송에 지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부산에서 이송 5분, 출동 10분 이상이 걸리는 집계구는 총 2001개, 면적은 684㎢로 집계 됐다. 사하구가 골든타임이 초과되는 집계구가 총 267개로 가장 많았다. 면적을 따지면 기장군이 216㎢로 골든타임 사각지대가 가장 넓었다.
이번 연구는 부산 내 응급의료 사고가 빈발하는 지역을 ‘핫스팟’, 드문 지역은 ‘콜드스팟’으로 나눴다. 사하구와 금정구는 다행히 콜드스팟이 많아 의료 서비스 불균형이 어느 정도 상쇄되고 있었지만 다른 지역은 그렇지 못했다. 연구자들은 “원도심 일대와 북구, 강서구 일부 지역은 사고발생지점과 사회취약계층 밀집지역이 동일한 것으로 나타나 이 지역을 중심으로 응급의료서비스가 더 안정적으로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구와 중구, 영도구를 아우르는 남부산권은 사회취약계층이 많지만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 병원이 있어 상대적으로 이송에서 많은 혜택을 많이 받고 있었다. 영도구도 1~2등급 종합병원은 없지만 3등급 병원이 포함돼 이송서비스 여건이 좋았다.
그러나 해운대는 같은 구 안에서도 지역간 의료 격차가 심했다. 해운대 백병원이 상당히 넓은 지역을 커버하고 있으나, 반여동과 반송동 등은 상대적으로 응급의료 서비스가 취약한 상태였다.
연구자들은 “연제구 거제동에 있는 부산의료원의 경우, 연제구 부산진구 동래구에서 온 환자가 절반을 차지했는데 중구는 0.51%, 강서구는 0.73%에 불과해 지역에 따라 공공의료 접근성도 차이가 컸다”고 전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