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인선 발표 기자간담회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의 ‘1호 영입’ 인사였던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가 선임 사흘 만인 지난 3일 개인사를 이유로 물러났다. 조 교수는 항공우주 전문가이자 육사 출신 30대 워킹맘이라는 이력으로 민주당에 영입되자마자 상임공동선대위원장에 중용되는 등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영입 인사 발표 직후 가로세로연구소 등 극우 유튜브채널과 일부 언론에서 가족관계에 얽힌 개인사를 마구잡이로 폭로하면서 사퇴에 이르렀다. 공직 후보자도 아닌 정당 영입 인사의 개인사인데 그렇게까지 파헤쳐야 했는지,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정당들의 외부 인재 영입 방식엔 문제가 없는지 이참에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벤트성 충원’ 한계 드러낸 조동연 사퇴

일부 유튜브 과도한 개인 공격 용납 안 돼

물론 인재 영입은 언제나 필요하다. 하지만 선거철에 맞춰 단기적으로 이뤄지는 ‘이벤트식’ 인재 영입 방식은 재고돼야 한다. 조 교수 경우만 하더라도 그의 스펙이 선거운동에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한 민주당이 평판 조회 같은 세평이나 기본 검증조차 거치지 않고 급하게 발표를 하다 보니 생긴 문제가 아닌가 싶어서다. 조 교수는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10년 전 법적으로 정리된 부부 사이의 문제가 이처럼 큰 파문을 불러올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사실 개인사가 선거 책임자로서 결격사유가 되는지는 따져 볼 일이지만 민주당의 영입 과정이 미숙했다는 지적 역시 피하기 어렵다. 제대로 된 인재 영입 시스템만 가동했더라도 이번처럼 한 개인의 가정사가 만천하에 드러나 상처 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선거 때만 되면 정치권에선 경쟁적으로 인재 영입을 시도했다. 그런데 이렇게 영입된 인재가 얼마만큼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정당의 인재로 육성, 관리되는지 의문이다. 당에 새로운 인재가 영입되면 그만큼의 활동 영역과 권한을 주는 게 바람직하지만 ‘반짝 영입’ ‘깜짝 발탁’이라는 화제성 인물로선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인재 영입 시스템 개선은 물론이고 당내 인재를 키우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새겨들어야 한다. 더는 밀실에서 이뤄지는 인재 영입 방식을 반복해서 안 된다.

민주당의 검증 부실 논란과 별개로 도를 넘은 유튜버들의 사생활 폭로는 규탄받아 마땅하다. 특히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운영하는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대표는 일부 얼굴 가림 형태라고는 하지만 조 교수의 자녀 사진을 공개했다. 강 변호사는 SNS에 조 교수 자녀의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가 뒤늦게 삭제하기도 했다. 이는 가히 인권침해를 넘어서 인격 살인적 공격에 버금가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 어떤 논리로도 자녀 얼굴까지 공개한 것은 용서받을 수 없다. 조 교수 사퇴와 무관하게 민주당이 가세연과 강 변호사, 김 대표를 검찰에 고발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가세연은 조 교수와 그 가족에 대한 폭로를 더는 이어 가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