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모바일 교통카드 서비스 기술 적용 실체 안 보이고 ‘무늬만’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 블록체인 특구 연계사업으로 진행된 ‘블록체인 교통카드 서비스’ 사업이 최근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사용자들의 혜택에 대한 고민 없이 ‘블록체인 기술 적용’에만 집중해 또 하나의 ‘무늬만 블록체인’ 사업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6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시는 지난 2일부터 부산 블록체인 특구 사업 전용 애플리케이션 ‘비패스(B PASS)’에 교통카드 서비스를 신규로 추가했다. 이번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선불형 모바일 교통카드 기능을 스마트폰에 이식한 것으로, ‘비패스’ 앱을 통해 간편하게 발급·충전·사용할 수 있다.

시, 전용 앱 ‘비패스’에 서비스 추가
아이폰 이용자는 여전히 사용 못 해
기존 교통카드 기능과 큰 차이 없고
이용 시 토큰 등 혜택 없어 구조적 문제

문제는 기존 교통카드 기능과 차별화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스마트폰이라면 기존에도 다양한 교통카드를 스마트폰에 등록해 사용할 수 있었다. 아이폰의 경우 교통카드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기존과 동일하다. 오히려 사용자들은 기존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더 낫다. 기존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카드사별로 다양한 혜택을 준다. 그러나 새롭게 시작한 블록체인 모바일 교통카드 서비스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

이러한 문제점은 올 8월 2년간의 사업기간을 종료한 블록체인 특구 1차 사업에서도 이미 지적된 바 있다.

부산은행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지역화폐로 발행한 디지털바우처는 다양한 플랫폼의 페이(PAY) 서비스와 차별화되지 않았고 오히려 페이백 등 혜택도 없었다. 아무도 디지털바우처를 사용하지 않았고, 디지털바우처 사업은 유명무실해졌다.

업계에서는 부산 블록체인 특구 사업의 기본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블록체인 업계의 한 전문가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주요 철학인 사용자에게 보상이 돌아가는 구조, 이른바 ‘토큰 이코노미’를 실현하려면 블록체인 네트워크 속에 스마트 계약의 형태로 보상 내용이 설계되어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부산시가 주도하는 ‘B PASS’에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블록체인화하는 작업까지만 설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아직 블록체인 경제의 초기 단계라 기능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실질적 이용을 늘리는 혜택 부분에 대해서는 부족한 것이 많다”며 “향후 다양한 기능과 혜택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열 기자 bell10@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