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단지 아파트 분양, 얼어붙은 매수심리 녹일까
부산 부동산 시장의 한파가 거세다. 주말에도 부동산중개업소에 집을 사려는 이들이 몰려들던 지난해와 올해 초 ‘불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각종 부동산 규제와 금리 인상, 대출 규제로 주택 거래가 급격히 줄고 매물이 쌓이고 있다. 주택 매수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매머드급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 성공으로 부동산 시장에 훈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대출 규제·금리 상승 등 영향
11월 거래 전년 비해 91% 감소
올해 내 온천4·양정1구역 분양
기존 아파트보다 저렴, 인기 전망
한국부동산원과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11월 부산의 아파트 거래량은 1352건으로 지난해 1만 5964건에 비해 무려 91.5%나 줄었다. 지난해 11월은 부산의 일부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재지정되기 전이어서 거래가 정점에 달했다. 그 당시와 비교하면 올해는 거래량이 10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올 9월부터 3개월 전체 거래 총량을 살펴봐도, 지난해 2만 9322건에서 올해는 9135건으로 68.8%나 감소했다.
아파트 매물도 계속 쌓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부산의 아파트 매물은 두 달 전 3만 825건에서 4만 2557건으로 11.9%가 늘었다. 부산의 매수 심리도 급격히 꺾여 kb부동산 매수우위 지수는 올 10월 말 기준 80.7에서 지난달 말 67.2로 하락했다.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지면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주택 매수세 감소는 최근 가팔랐던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높은 데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을 앞둔 부산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은 매수 심리 위축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청약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4000세대 규모의 온천4구역은 연내 분양 승인을 목표로 사업시행인가변경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온천4구역 신귀철 조합장은 “내년에 대출 규제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돼 가급적 연내 분양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2276세대를 공급하는 양정1구역은 이번 주 내 일반 분양가 상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가 결정되면 본격적인 청약 절차 준비에 돌입한다. 양정1구역도 연내 분양 승인을 마무리하고, 늦어도 내년 1월 안에는 청약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매매 심리 위축이 분양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주)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거래 절벽이 기존 주택 시장의 가격 하락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기존 주택 시장의 가격이 높기에 무주택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 시장에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