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동어시장 인력난 해결… ‘고등어 자동 선별기’ 구입
부산공동어시장 내에서 어획물 분류 작업을 하는 ‘부녀반’의 인력 부족을 해결할 길이 열렸다. 부산공동어시장이 고등어 자동선별기를 설치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하면 서다.
부산공동어시장은 해양수산부의 ‘산지 위생안전체계 구축 공모사업’에 당선돼 고등어 자동선별기 설치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고 7일 밝혔다. 산지 위생안전체계 구축 사업은 안전하고 신선한 수산물 공급을 위해 저온 경매장, 자동선별, 신선유통 등 위생안전시스템을 적용해 기존 위판장을 리모델링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부산공동어시장은 이번 공모사업 당선으로 고등어 자동 선별기 구입을 위한 국시비 예산 4억 원을 확보하게 됐다. 선별기는 대략 1대당 3억~6억 원 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선별기 구입 비용은 공모를 통해 견적을 받아보아야 정해질 전망이다.
9월부터 하루 8~10만 상자
부녀반, 최대 6만 상자 처리
고령화에 대체 인원도 없어
신선도·가격 등 문제점 많아
분류기 2대 규모 예산 확보
부산공동어시장은 해당 공모사업을 통해 확보한 예산으로 자동선별기 2대를 구입할 계획이다. 위판장에서는 수산물을 크기, 품질별로 분류해 상자에 담는 작업이 진행된다. 1대가 시간당 1200 상자 분량을 분류할 수 있다. 대형선망은 9월 말부터 하루 8만~10만 상자의 고등어를 잡아 올리고 있다. 10만 상자를 경매가 시작되는 오전 6시까지 처리하려면 1000여 명이 있어야 하지만 현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작업을 하는 부녀반은 500여 명 정도로 최대 6만 상자 정도가 한계인 상황이다.
다만, 국내에서 선별기를 제작하는 업체가 3곳에 불과한 데다 선별기 수요 자체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탓에 선별기 기술 발전이 더딘 상황이라, 공모를 통해 선별기 견적을 받아봐야 정확한 처리물량과 속도가 산출된다. 실제로 선별기 도입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부산공동어시장 측은 기존에 10년 전 구입한 선별기를 수리·개조하기 위한 견적도 의뢰해 둔 상태다.
부산공동어시장이 자동선별기 도입에 적극 나서게 된 것은 어획물 분류 작업을 하는 인력이 점점 부족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공동어시장의 인원은 대부분 65세 이상 고령이지만, 하지만 이를 대체할 인력은 없는 상태다. 게다가 기존의 인력들도 처우가 좋은 농업, 건설현장 등으로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부산항운노조가 갖는 ‘국내근로자공급사업권’으로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 부산공동어시장에 공급할 수 없어, 외국인 노동자가 어획물 분류 작업 등에 투입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국내 최대 고등어 위판장이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에 선별기가 도입되면서 고등어의 신선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치할 수 있게 되고, 어가(魚價)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부산공동어시장 측은 내다보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 관계자는 “현재 고등어 물량은 밀려오는데 이를 처리할 인력이 없어 심각한 문제인데, 이를 분류기 도입으로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