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학생 확진자, 2학기 개학 때보다 4배 전문가 “청소년 백신 접종 더 미뤄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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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부산지역 코로나19 학생 확진자가 2학기 초에 비해 4배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백신 접종에 대한 학부모들의 높은 우려에도,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감염 위험이 커진 만큼 ‘청소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백신 접종률 떨어지는 중학생
고등학생보다 갑절 넘게 감염
“감염 확률 높아져 접종 필요”

7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지역 유·초·중·고교에서 사흘 연속 20명이 넘는 학생 확진자가 나왔다. ‘주말 효과’ 없이 4일 24명에 이어 5일에는 역대 가장 많은 45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6일에도 24명이 확진됐다. 2학기 개학 초와 비교하면 학생 확진자 증가 추세는 가파르다. 9월 첫째 주 하루 평균 7.3명이 확진되다, 10월 넷째 주 3.3명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이달 첫 주엔 25.0명까지 치솟았다. 9월 초에 비하면 4배, 가장 적을 때와 비교하면 8배 가까이 폭증한 수치다. 방역당국은 청소년의 낮은 백신 접종률이 확산세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11월 4주 차 기준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발생률을 보면, 백신 접종률이 65%가량인 16~17세는 4.9명인 반면, 접종률이 13% 수준인 12~15세는 10.2명으로 배 이상 많았다.

이처럼 청소년 확진률이 치솟자 의료계 전문가들은 ‘청소년 백신 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대체적으로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창훈 부산시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은 “예전에는 코로나에 안 걸렸을 때 이익과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놓고 뭐가 더 편익이 높은지에 대해 중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감염확률이 훨씬 높아졌기 때문에 청소년 예방 접종을 적극 고려할 시기가 됐다”며 “백신 부작용으로 알려진 심낭염·심근염은 빨리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데다 코로나 감염 시 발생 가능성이 더 크고 추가 합병증까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식 동아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치상으로 30대 이상 성인보다 청소년의 백신 부작용이 조금 더 자주 발생하고 있지만 사람과 환경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청소년 백신 접종이 더 위험하다‘는 공식 같은 건 없다”며 “아무래도 어린 학생들이기에 불안감이 더 크겠지만, 접종 후 증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건강을 잘 챙기면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태호 부산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전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도 “학부모 입장에선 자녀에게 백신을 맞히기 조심스러울 수 있다”면서도 “백신을 맞으면 앞으로 발생할 변이 바이러스에도 예방 효과가 있는 데다 면역 형성으로 인한 안도감 등 간접적인 이득도 있다”며 접종을 권했다.

방역당국의 소극적 대처가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현진 동아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초기에 청소년 백신 접종을 개인의 선택에 맡기는 등 권고를 약하게 한 게 패착”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코로나 감염이나 백신 접종 둘 중 하나를 해야 끝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백신 접종의 이득이 매우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대진·곽진석 기자 dj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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