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고스펙 2030 영입 전쟁… 취업·생계 짐 진 지역 청년 박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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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9 대선 최대 캐스팅 보트로 떠오른 2030세대를 겨냥한 여야의 구애 경쟁이 뜨겁다. 청년 인재 영입부터 ‘MZ 세대’(1980~2010년생) 맞춤형 공약까지 방식도 다양하다. 하지만 비수도권 지역 청년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영입 인재 대부분은 취업 준비와 생계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일반적’인 지역 청년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을 대변하기에 괴리가 너무 크다.

대선판 흔들 청년 표심 잡기 전략
대부분 각 분야 전문가 영입 주력
일반 청년 “그들이 우리를 대변?”

2030 표심은 내년 대선판을 흔들 만큼 위력적이다. 직전 19대 대선에서 2030 유권자 비율은 33.3%였다. 비록 올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는 투표율이 20~30%대로 낮았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70%를 웃돌았다. 특히 기존 2030세대가 진보층에 속했다면,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 부동층 비율이 30~40%로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높다.

특히 2030세대의 경우 표심의 충성도가 낮은 만큼 여야 정치권은 청년을 대표하는 인사들을 영입하며 표심을 유인한다.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20~30대 고스펙 전문가를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영입 인사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끊임없는 노력 끝에 성취했지만, 취업이라는 높은 벽 앞에서 ‘취준’(취업준비)과 생계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일반적인 청년들과는 거리가 있다. 2030세대 내에서는 ‘자신다움’보다는 성공을 강요받는 청년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것이라고 토로한다. 30대 이 모 씨는 “고스펙의 소수보다는, 넓은 스펙트럼으로 다양한 사람을 영입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박탈감은 비수도권 청년들에게 더 가혹하게 다가온다. 교육과 일자리 환경 모두 수도권에 비해 턱없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부산의 한 대학을 졸업한 김 모(26) 씨는 “흔히들 말하는 ‘인서울’(서울권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은 좋은 교육 환경에서 좋은 기업에 갈 수 있는 선택지를 갖고 있다”며 “교육과 취업에서 밀리는 우리의 목소리는 누가 대변해 주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은철·이승훈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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