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과제
김철윤 양저우포엔스 대표
중국은 현재 1인당 GDP 1만 달러를 넘어선 샤오캉(의식주 걱정없는 안락한 중산층 사회) 시대를 추구하고 있다. 도광양회와 유소작위의 시대를 지나, 이제 국제 사회에 중국몽을 천명하고 있다. 비록 내부적으로 산적한 고령화, 빈부 격차, 획일성 등의 문제점도 있지만,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방대한 내수 시장, 그리고 이웃 국가인 중국과의 협력 관계는 한국의 재성장과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제조 기업의 사업 유형은 크게 세 가지이다. 서방과 타 국가로의 수출, 한국으로 바이백, 그리고 중국 내수 시장이다. 타 국가로의 수출과 한국으로의 바이백은 전통적 노동법, 환경법, 안전법 이외에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위생법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중국 내수 시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은 이제 매우 정교한 분석이 필요하다. 5년 전 양국의 불행한 사태로 인해 많은 한국 기업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농부가 밭을 탓할 수 없듯이 기업으로선 불가항력적 요인이 절반이고, 기업 내부 구조적 요인도 절반을 차지할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중국에 진출한 한국 제조업체는 평균 55% 정도 줄어 힘이 빠졌다. 그러니 다시 우리를 정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기업의 투자 유형은 크게 시설 투자와 설비 투자로 나뉜다. 현재 한국 제조업체 중 시설 투자를 진행할 업체는 거의 없고, 설비 투자는 대응 가능한 기업이 상당히 있다. 물량만 가능하면 설비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업체를 다수 보았다.
이제 중국도 최첨단 기업이 즐비하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리 한국 업체도 과거 임가공의 단순 생산 방식을 탈피해, 우수 자회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기술은 설계·제조·사업화 기술로 구분된다. 설계 기술과 제조 기술은 한국 본사의 표준화에 따라 적용한 뒤 자회사로 배포되기에 중국 공장에서 먼저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사업화 기술은 현지에서 먼저 적용 후 본사 연구소에서 표준으로 채택할 공간이 매우 크다.
또한 기술 발전에 따른 상품의 변천은 연관 기술, 파생 기술, 응용 기술로 범위가 더 넓어지며 확대된다. 현재 중국 자회사에서 연관 기술을 적용해 사업화 기술까지 적용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업체도 다수 있다. 그리고 파생 기술 또한 본사와 더 유기적인 소통 속에 충분히 적용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업체도 있다. 먼저 연관 기술과 파생 기술의 성과 속에 응용 기술로 차츰 수위를 높여가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부분이 결제 관행이다. 국제 결제 관행과 너무 달라 매우 힘들어 한다. 그러나 기업 결제에 정부가 간섭할 수는 없지만, 정부가 현명한 중재 기능을 가질 수 있다.
정부가 단편적이고 속단적인 것보다, 거시적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일정한 결심과 행동을 한다면 상당히 개선될 여지가 있다. 예를 들어, 정부 보증 채권을 발행해 주는 것도 방법이다. 정상적인 기업 간 거래 진행이 되었지만 갑이 을에게 결제를 차일피일 미룰 때, 정부 기관의 보증 채권을 통해 먼저 을에게 대금을 지급해 주고, 정부 기관은 갑에게 청구해서 받는 방편도 있다. 물론 을이 정해진 요율에 따라 일정 수수료를 납부하면, 운영하는 정부 기관의 경영 활동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기업 운영의 핵심은 프로젝트 수주와 대금 수금인데, 기업이 대금 수금일을 예측할 수 있다면 더욱 고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프로젝트가 많아지면 결국 중국 정부 세수 증대의 원동력이 된다. 물론 이런 보증 채권 기관 설립에 한국과 중국 정부의 원활한 소통이 중요하고, 한국 정부도 일부 출자하는 등 기관 공동 운영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다시 한번 더 한국 기업이 웅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