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잇몸 식사’로 겨우 버티는 기태 씨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연히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되면 기태(가명) 씨는 마음이 참담해집니다.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자는 좋은 뜻이겠지만, 기태 씨에겐 잔인한 말이 될 수 있습니다.
불우한 환경에서 외롭게 자란 기태 씨는 한때 돈이 세상의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악착같이 돈을 벌어 오락실도 차리고, 더 큰 욕심을 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큰 실패를 겪었습니다. 오랜 시간 가난 속에서 지병을 앓고 있던 부모님도 그즈음 돌아가시면서, 꽤 오래 방황했습니다. 의지할 곳도 없이 PC방, 찜질방을 전전했습니다. 극심한 우울증에 희망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갑자기 생긴 치아 건강 악화
어금니 등 빠지며 음식 못 씹고
끼니 걸러도 치료비 불감당
그렇게 막다른 골목 끝에서 동 행정복지센터와 인연이 닿았습니다. 실패한 외톨이에게도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기태 씨는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각종 자활근로사업에도 성실하게 참여했고, 일의 보람도 느꼈습니다. 행정복지센터 직원들도 희망이 사람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기태 씨를 보며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잇몸이 심하게 붓고 피가 흐르더니, 어금니부터 하나둘 치아가 빠졌습니다. 월 50만 원가량의 기초수급자 생계비에서 만성질환인 고혈압, 추간판장애 등 각종 병원비와 생활비를 제외하면, 비급여가 대부분인 치과 치료가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남은 이는 위아래 몇 개뿐입니다. 그렇게 기태 씨는 수년을 잇몸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해 밥을 물에 말아 넘기고 있지만, 늘 소화 불량에 시달리고, 속이 안 좋으니 끼니를 거르며 건강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최근 치아치료지원서비스도 알아봤지만, 자격 조건이 안된다는 통보에 기태 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극심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었기에, 좌절감도 더 큰 듯합니다.
이가 없는 것이 어떤 고통인지 건강한 사람은 짐작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무언가를 씹고 뜯고 맛보던 즐거움을 언제 느꼈는지 아득해, 이제는 그 감각이 생각도 나지 않는다는 기태 씨의 말이 너무 슬프게만 들릴 뿐입니다. 가장 안타까운 건 긴 고통 속에서 재활의지가 충만했던 기태 씨가 다시 희망의 끈을 놓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잇몸으로도 이제 더는 버티기 어려운 기태 씨가 최소한의 치아로 사람답게 제대로 된 식사를 하며, 꿋꿋하게 일어설 수 있도록 여러분의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 구포3동주민센터 배수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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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자 푸름이 후원자 72명 336만 260원(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클릭 1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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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지난달 25일 자 소영 씨 사연
지난달 25일자 소영 씨 사연에 63명의 후원자가 317만 7260원을, 특별후원 BNK부산은행 공감 클릭으로 686명이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소영 씨와 두 자녀가 안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데 사용할 예정입니다. 소영 씨는 이제 이사를 가 협박과 폭력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며, 여러분의 고마움을 좋은 엄마가 되는 것으로 갚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