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강행 ‘나훈아 부산 콘서트’, 큰 사고 없었지만 ‘뒷말’
연일 코로나19 최다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개최를 강행해 논란을 빚었던 ‘나훈아 부산 콘서트’가 지난 주말 관객 2만 4000명을 만났다. 이번 공연은 회당 4000명을 동원한 큰 규모의 행사라 방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내부 좌석 띄워 앉기와 함성 금지 등 방역 지침이 비교적 잘 지켜져 큰 사건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다만 입장과 퇴장 시 관객 사이의 충분한 거리 두기가 지켜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나훈아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나훈아 어게인 테스형’ 공연을 총 6회 열었다. 공연 첫날 무대 중앙에 선 그는 공연 중간중간 “단디하자!”며 방역에 신경을 썼다. 그는 “두 달 전 대구 공연에선 (코로나 확진자가)단 한 명도 없었다”며 “함성 대신 반드시 ‘음!’이라고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말 사흘간 2만 4000명 찾아
함성 금지 등 지침 비교적 잘 지켜
나훈아도 “단디하자” 방역에 신경
‘테스형’ 등 25곡 불러 큰 호응
관객들 밀착 입·퇴장, 아쉬움 남겨
공연 입장 전에는 1시간 가까이 소독과 체온 체크, 인증 ARS, 방역 패스 확인이 이뤄졌다. 현행 방역 지침상 콘서트장을 찾는 관객은 접종 완료 증명이나 48시간 이내 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지참해야 한다. 벡스코 제1전시장 앞은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과 콘서트 용품을 파는 상인들로 붐볐다. 부산 북구에서 온 김순자(가명·67) 씨는 “공연을 보러 간다고 하니 주위에서 말려 많이 고민했지만, 꼭 한번 보고 싶어 왔다”며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보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을 강조한 이번 공연에선 입장과 퇴장 때 관객들 간 거리 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벡스코 제1전시장 앞에선 앞 사람과 다닥다닥 붙어 길게 늘어선 관객을 볼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퇴장할 땐 좁은 문에 관객이 한꺼번에 몰리며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공연 관계자는 여러 번 “밀지 말고 줄을 서서 차례차례 나와 달라”고 당부했다.
공연 중에는 대체로 방역지침이 잘 지켜졌다. 한 칸씩 띄워 앉은 관객들은 조용히 박수를 치거나 몸을 좌우로 흔들며 공연을 관람했다. 가끔 일부 관객들이 소리를 내면, 주변에 앉은 관객이 주의를 주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나훈아는 이번 공연을 연 이유로 “어려워진 공연계 사정”을 들었다. 그는 “힘든 그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공연을)잘 여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공연을 한다니까 ‘나훈아 돈 떨어졌나’ 등 안 좋은 반응이 있던 걸 압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로 (수입이 끊겨)공연 관계자들이 힘들어하거든요. 내가 이걸 잘 해내면 다른 사람들도 조심해 잘할 거라 생각합니다.”
나훈아는 고향 부산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다른 무대에 못 서도 내 고향 사람들은 꼭 만나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부산 동구 초량2동 452번지 7통 3반이 내 고향”이라며 어린 시절 남포동 자갈치시장과 동구 초량동에 얽힌 추억을 이야기했다.
이날 나훈아는 자신의 대표곡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와 ‘홍시’ ‘만남’ ‘청춘을 돌려다오’ ‘바보처럼 살았군요’ ‘테스형’ 등 25곡을 불렀다. 기타를 치며 노랫말을 바꾸어 부르기도 했고, 민소매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열정 넘치는 무대를 꾸며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