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펼치는 PK 기초의원들, 대거 기초단체장 도전장
내년 부산·울산·경남(PK) 기초단체장 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당찬’ 기초의원이 늘고 있다. 대체로 기초의원들의 경우 광역의원을 거쳐 기초단체장 선거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지만, 내년 선거에선 부울경 지역의 상당수 기초의원들이 기초단체장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이들 전·현직 PK 기초의원에겐 ‘닮고 싶은’ 정치인이 많다. 현직 중에선 부산의 박재범(남) 서은숙(부산진) 정미영(금정) 구청장이 2018년 지방선거 때 현직 기초의원 신분으로 기초단체장에 도전해 성공한 경우이고, 최진봉(중) 구청장은 한 번 낙선했다가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현재 전체 부산 기초단체장(16명)의 25%가 기초의원 출신이다. 더 크게 보면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은 PK 지방의원들의 대표적인 ‘롤모델’이다. 현재 3선 국회의원인 그는 경남도의원에서 시작해 거창군수를 거쳐 42세에 민선 최연소 광역단체장으로 경남지사에 당선됐고, 차차기 대선주자 반열까지 올라 있다. 서병수 의원은 해운대구청장에서 시작해 국회의원(5선)과 부산시장까지 지냈다.
해운대·부산진·서구·기장·울주군 등
부울경 전현직 기초의원 30여 명 노크
정당 지지도 높은 국힘 소속 도전 많아
상향공천 땐 지방의원 출신 유리 전망
지난 지선 때 ‘문풍(문재인 바람)’의 영향으로 민주당에서 당선자를 대거 배출한 것과 반대로 내년에는 국민의힘 쪽에서 출마자가 많다.
해운대에선 3선 해운대구의원 출신으로 지난 지방선거 때 바른미래당으로 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6.4%를 득표한 정성철 전 해운대구의회의장이 매우 공격적으로 득표활동을 하고 있다. 정 전 의장은 국민의힘 하태경(해운대갑) 국회의원과 정치적 노선을 같이해 왔다.
‘무소속 3선’ 오규석 군수가 자리를 비우는 기장은 기초의원들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민주당에선 지난 기장군수 선거 때 31%를 득표했던 이현만 전 의원이 재도전하고, 우성빈 현 군의원의 출마설도 나돌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비파괴 검사와 안전진단 전문 기업 (주)코인텍의 대표이사인 이승우 전 군의원이 일찌감치 표밭을 누비고 있고, 김정우 전 군의원도 도전장을 던졌다.
부산진에선 대한민국 팔각회와 부산씨름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수용 전 부산진구의회 의장과 김재운·장강식 구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이들은 지난 부산진구청장 선거 때 40% 가까이 득표한 김영욱 전 부산시의회 부의장과 힘겨운 국민의힘 공천경쟁을 벌여야 한다.
서구에선 지난 서구청장 선거에서 현 공한수 구청장에게 3%포인트(P) 차이로 패배한 정진영 (민주당) 전 구의원이 재도전에 나선다. 중구에선 재선의 윤정운 구의원이 같은 기초의원 출신인 최진봉 구청장과 국민의힘 공천을 놓고 재대결을 벌인다.
이 밖에 민주당의 배인한(동) 김시형(중) 하성기(동래) 김명석(북) 최홍찬(연제) 구의원과 국민의힘 양준모(영도) 최봉환(금정) 구의원도 기초단체장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울주에서도 울주군의회 의장을 지낸 이순걸(국민의힘) 씨가 이선호(민주당) 현 군수와 재대결을 준비하고 있고, 경남 양산에선 양산시의회 부의장 출신의 나동연 전 양산시장이 김일권 현 시장과 리턴매치에 나선다.
이처럼 내년 기초단체장 선거에 나설 채비를 하는 전현직 기초의원들은 부울경 전체에서 적게 잡아도 30명이 넘는다. 무엇보다 이들은 여야가 내년 지선 때 ‘전략공천’보다 ‘상향공천’으로 후보를 선출할 움직임을 보이자 더욱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당원 50%+일반 50%’의 방식으로 지선 후보를 선출할 경우 오랫동안 조직관리를 해 온 지방의원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