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난소 보존, 최소 침습 수술이 진료 원칙”
[명의에게 듣는 베스트 건강법] ⑪ 부인과 질환/좋은문화병원 문화숙 원장
문화숙 좋은문화병원 병원장은 자궁과 난소를 최대한 보존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매년 세계학회에서 자신의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있는 학구적인 의사다. 난관복원술과 자궁외 임신 분야 등에서 걸출한 성과를 남기고 있다.
부인과 수술 99% 이상 내시경으로
자궁근종 크기 상관없이 보존 우선
점막하 근종, 개복 않고 제거 가능
난관복원술 성공률 100%에 가까워
-40년 이상 부인과 질환을 치료하면서 지키고 있는 진료 원칙은.
“첫째는 무수혈 내지는 최소 수혈, 둘째는 자궁보존, 셋째는 난소보존, 넷째는 복강경과 자궁 내시경, 미세현미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이다. 마지막 다섯번째는 그런 치료를 통해 환자에게 편안한 진료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병원의 소중한 진료 원칙이다.”
-그 동안 시행한 부인과 수술의 99% 이상을 개복하지 않고 내시경으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
“현재까지 부인과 수술은 5만 700건 이상 시행됐다. 처음 내시경수술을 시작한 1993년에는 부인과 수술 중 40%가 내시경수술이었고 2004년도에는 99%에 이르렀다. 최근 두 달간 200건의 부인과 수술이 이루어졌는데 모두 개복하지 않고 내시경 수술로 진행됐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최대한 자궁을 보존하기를 원할텐데 어떤 경우에 가능한가.
“부인암 이외에 양성질환에서 자궁 절제가 필요한 경우는 자궁근종과 선근증이 있다. 자궁근종의 경우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종양의 크기와 상관없이 원칙적으로 자궁을 보존할 수 있다. 반면 자궁선근증인 경우 치료의 목적이 통증조절인데 진통제를 사용하거나 루프와 같은 장치를 써도 통증조절에 실패할 때만 자궁절제술을 하게 된다.”
-난소 보존의 경우는 어떤가.
“가임기 여성의 난소에 종양이 있으면 양성의 경우 크기가 아주 크더라도 보존할 수 있다. 양성과 악성의 경계에 있는 경계성 종양일 때 재발률의 차이가 있지만 생존율에는 차이가 없어 난소 제거보다는 보존을 우선으로 한다. 악성 종양일 때는 생명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암 치료지침에 따라 한쪽 또는 양쪽 난소 절제술을 시행하거나 자궁절제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 흔하게 발병하고 있는 자궁내막증은 어떻게 치료하나.
“자궁내막 조직이 난소에 심어져 있어 생리 때마다 난소에서도 생리를 만드는 질환이다. 가임기 여성 10%가 자궁내막증을 갖고 있고, 만성골반통을 호소하는 여성의 절반가량이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는다. 난임과 관련이 있는 질환이며 심한 생리통을 일으킨다. 약물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재발이 잦은데 경화술이 아주 매력적인 치료법이다. 수면 유도 하에 주사기로 혹의 내용물을 빨아내고 식염수로 세척한 후 추후에 생리를 하지 않도록 알코올을 혹 안에 넣고 나오는 방법이다.”
-자궁근종은 크기에 따라서 수술법이 달라지나.
“근본적으로는 달라지지 않는다. 저희 병원에서는 내시경을 이용한 치골상부 단일공 수술로 해결한다. 다발성 근종의 경우 최대한 많은 근종을 제거할 수 있고 안전한 자궁봉합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자궁절제술보다는 복강경이나 내시경을 이용한 근종 제거술을 선호하는데 이는 여성 환자들이 자궁보존에 더 마음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자궁근종이 특별한 위치에 생기는 경우가 있나.
“자궁근종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서 근층내 근종, 장막하 근종, 점막하 근종으로 나눌 수 있다. 위치와 크기에 따라 증상도 다양하다. 점막 아래에 생기는 점막하 근종의 경우는 1cm 정도만 되어도 생리량이 많아 빈혈을 일으키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점막하 근종의 경우는 자궁경을 이용해 복부에 상처 없이 질을 통한 최소 침습술로 제거할 수 있다.”
-자궁탈출증의 경우 자궁절제술과 자궁거상술을 어떻게 결정하나.
“자궁탈출증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자궁을 원래 자리로 올려주는 자궁거상술(자궁탈출복원)을 할 것인지,아니면 자궁절제술을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자궁과 방광, 직장이 함께 빠지는 경우에는 탈출한 자궁을 요실금 수술과 함께 올려준다. 자궁만 빠지는 경우는 드물게 복강경으로 자궁을 절제한 후 자궁천골인대에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자궁 외 임신 치료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세계학회에 희귀한 케이스를 많이 보고하셨는데.
“보통 자궁외 임신은 나팔관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간혹 나팔관과 자궁의 연결 부위인 자궁각에 착상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자칫 잘못하면 대량 출혈로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자궁각 임신에 대한 새롭고 간단한 무혈 내시경수술’이란 논문을 발표해 세계적 권위를 지닌 산부인과 교과서인 ‘윌리엄스 산과학’에 인용되기도 했다.”
-여성 생식기의 선천적 기형 질환인 선천성 무질증은 어떤 질환인가.
“선천성 질 결여 환자는 단순하게 신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정체성과 자존감까지 연결되는 질환이다. 2014년 미국내시경학회에서 ‘선천성 질 결여 환자에서 외음부 전정과 음순의 전진 피판을 이용한 새 질재건술’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바 있는데 흉터가 없는 간단한 질 재건술이다. 현재까지 19건을 성공했는데 수술방법이 간단하고 수술 후 조기 성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난관복원술은 어떤 수술이며 장점은 무엇인가.
“피임을 목적으로 난관을 묶었던 여성이 다시 임신을 원할 경우에 난관복원술을 할 수 있다. 시험관아기시술은 시술한 달에만 임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난관복원술은 매달 임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비용과 임신 성공에 대한 측면에서도 난관복원술의 장점이 더 많다. 난관복원술 수술 성공률은 거의 100%에 가깝다. 그후 임신 성공여부는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30세 이하라면 95%, 35세 이하 85~90%, 40대 이후에는 임신율이 반으로 떨어진다. 수술영상 유튜브 조회수가 20만회를 넘어섰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