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 남하에 때맞춘 ‘어그 부츠’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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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그 부츠’가 돌아왔다.

동장군의 한국 상륙에 방한 의류를 찾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 때 겨울 패션계를 제패했던 ‘양털 부츠’인 어그 부츠의 금의환향이 돋보인다.

부산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겨울 한파를 대비해 남녀 의류 판매에 불이 붙었다. 해당 상품군은 지난해 대비 30% 가까이 매출이 신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20년 전 유행했던 양털 부츠
백화점마다 60% 이상 매출↑
2030세대 중심 ‘레트로’ 열풍
‘롱’ 대신 숏패딩도 유행 예감

단연 눈에 띄는 건 어그 부츠의 선전이다. 어그 부츠를 판매하는 ‘어그(UGG)’ 매장의 이달 매출은 시내 어느 백화점 할 것 없이 전년 대비 60% 이상 폭증하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어그 부츠의 유행은 무려 20년 가까이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KBS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배우 임수정이 신고 나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 후 3~4년 넘게 겨울 부츠시장을 호령한 게 바로 이 어그 부츠다.

덩달아 호주의 양털 부츠 브랜드명이었던 ‘어그’까지 드라마의 히트와 제품 판매 호조까지 겹치며 ‘양털 부츠’를 통칭하는 보통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어그 부츠의 대표 모델인 ‘클래식’ 모델은 그 사이 마니아를 중심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려 왔다. 올해는 여기에 눈과 비에도 기본적인 방수가 가능한 ‘클리어’ 모델과 단추가 달려 신고 벗기 편한 ‘베일리 버튼’ 모델까지 인기를 끈다.

유통업계는 3040세대의 왕년 인기 아이템이었던 어그 부츠의 컴백을 ‘레트로 열풍’의 연장선에서 보고 있다. 기성 세대는 이미 20여 년 전 유행한 패션 아이템으로 치부하지만, 2030세대에서는 오히려 신선한 감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에는 ‘새로움’을 뜻하는 New와 ‘복고’를 뜻하는 Retro를 더한 ‘뉴트로(Newtro)’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며 이 같은 추세를 이끌고 있다.

‘국민 교복’으로 불리며 중·고등학교를 평정했던 롱패딩의 인기가 한풀 꺾이면서 예전처럼 허리까지 오는 짧은 숏패딩도 이 기류를 타고 다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의류 업체들도 트렌드에 맞춰 엉덩이가 아닌 허리까지 올라오는 한층 더 짧은 길이의 숏패딩을 속속 내놓고 있다.

숏패딩의 유행에서 볼 수 있듯 ‘상의는 짧게, 하의는 섹시하게’ 입는 젊은 소비자의 욕구가 어그 부츠가 맞아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진단이다. 최대한 몸매가 드러나는 하의를 입으면서 발은 따뜻하게 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그 부츠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어그 부츠, 숏패딩과 함께 ‘떡볶이 코트’로 불리던 더플 코트 역시 ‘뉴트로’ 아이템 중 하나다. 더플 코트는 캐시미어 코트의 변치 않는 인기 속에서도 서서히 판매의 시동을 거는 중이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여성패션팀 관계자는 “어그 부츠는 지난해에는 별도 행사도 기획하지 않을 정도로 매출이 그저 그랬는데 올해는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며 “코트 부문에서는 여전히 캐시미어 등 모직코트 비중이 높지만 더플코트 역시도 판매 흐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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