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미달 알고도 복지관 운영 위탁… 강서구청, ‘감싸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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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운영 시설에서 문제가 발견돼 위탁 계약이 해지된 전력이 있는 복지재단이 지침상 자격 미달에도 불구하고 부산 강서구의 한 종합사회복지관 수탁자로 최종 선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위탁 심사를 주관한 강서구청은 공고문에 참여 자격 제한을 명시해놓고도 자의적인 해석으로 수탁을 강행해 무리한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부산 강서구청은 낙동종합사회복지관 민간위탁 수탁자 모집 공고를 진행해 수탁자로 현재 운영 법인인 A 복지재단을 최종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수탁 해지 법인 배제 지침 불구
서울서 위탁계약 해지된 복지재단
낙동복지관 운영 법인으로 선정
구청 “행정처분 전 포기해 무방”
사회복지단체 “말 안 된다” 비판

모집 공고는 올 9월 실시됐고, 2개 법인이 참가해 사전심사, 면접심사 등의 평가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A 재단은 2027년 1월까지 시설 운영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부산시의 관련 지침과 강서구청이 이를 인용해 공고문에 명시한 참여 자격 제한 대상에 따르면 A 재단은 수탁은 물론 공모 참여 자격도 없다. 부산시가 2019년 발표한 ‘사회복지시설 수탁자 선정 심사지표와 업무처리 지침’을 보면 최근 5년 이내 회계부정 등으로 위탁 계약 해지를 당한 전력이 있는 법인은 복지시설 수탁 공모에 참여할 수 없다. 문제 소지가 있는 법인이 시설을 운영할 수 없도록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2019년 A 재단은 서울에서 운영하던 두 곳 시설에 대해 종교 행위 강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서울시와 서울 성북구청으로부터 수탁해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A 재단은 시설 종사자들에게 합창단 등 종교행사 참여를 강요하거나 업무 도중 다친 직원에게 사적으로 다쳤다며 사실을 감출 것을 요구하는 등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과 관계자는 “해당 법인에서 여러 문제가 발견돼 2019년 2월 법인에 대해 협약해지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강서구청은 A 재단이 행정처분 직전 복지관 수탁을 포기해 해당 조항과는 관계가 없다며 수탁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부산시가 발표한 업무지침은 권고사항이라 의무적으로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서구청 주민생활과 관계자는 “재단 측으로부터 수탁 해지 직전 복지관 수탁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부산시에 관련 사항을 질의한 결과 같은 취지로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아 A 재단을 배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재단 측의 포기 의사와 행정처분은 별건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발표한 관련 해명자료에서 ‘협약조건 위반으로 행정절차법에 따른 처분사전통지와 청문을 거쳐 A 법인을 수탁 해지하였음’이라고 명시했다. 당시 처분을 담당한 부서도 강서구청 측의 질의에 행정처분을 내렸다는 내용을 회신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복지정책과 법인시설팀 관계자는 “수탁 포기는 청문절차에 있어 재단 측의 의사로 간주될 뿐 수탁 포기를 선언한다고 해서 행정처분이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며 “재단 측에서도 행정처분에 대한 별다른 반발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연대 김경일 사무처장은 “강서구청이 발표한 공고문을 보면 참여자격을 분명히 제한하고 있다”면서 “구청에서 부산시 지침을 들어 참여자격을 제한해놓고 이제 와서 권고사항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 재단 측은 “모집공고문이 올라와 민간위탁 사업에 참여했고, 심사와 관련된 사항은 자세한 사항은 관할 구청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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