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주거 빈곤 청소년 가정에 100가구 ‘통 큰 기부’
경남 양산 출신 건설사 대표가 고향의 주거 빈곤 청소년 가정을 위해 100여 가구의 공공주택을 기부한다. 110억 원 상당을 투입해 집을 짓는 통 큰 기부는 지역사회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양산시는 13일 양산시청 대회의실에서 부산 북구 본청건축사사무소와 양산시 물금읍 (주)계담종합건설 대표인 오태원(63) 씨와 ‘공공주택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산 출신 오태원 계담종건 대표
시유지에 자비 110억 원 들여
전용 30~50㎡ 100여 가구 시공
양해각서에 따르면, 오 대표는 양산시가 제공하는 시유지 4000㎡ 부지에 전용면적 30~50㎡ 소규모 공공주택 100여 가구의 시공을 맡는다. 공공주택 시공비가 1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지금껏 양산시 기부금 중 최대 금액이다.
양산시는 인허가 등 12억 원 상당의 행정 지원을 한다. 인허가 과정에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여 오는 2024년 말 입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부산 북구에 살지만 양산 물금읍 가촌리가 고향인 오 대표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이웃을 돕는 부모님의 영향을 받았다. 그는 “돈을 벌게 되면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내가 지은 집에서 성장한 청소년들이 언젠가 더 큰 기부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성지공고 건축과를 졸업한 오 대표는 돈을 벌기 위해 낮에는 건축 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생활을 계속했다.
돈을 벌기 시작하자 자신과의 약속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직접 지은 빌라 건물 두 가구를 검정고시생 등에게 무료로 임대하는 것을 시작으로, 무료로 경로당을 건립해 주는 등 20여 년 전부터 이웃을 돕고 있다. 2017년엔 부산에서 129번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특히 오 대표는 6년 전 아들 결혼식에서 스스로 기부 약속을 지키려고 하객들에게 “5~6년 후 100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 북구체육회장을 맡고 있는 오 대표는 공공주택의 70~80%를 주거 빈곤 청소년이 쓰길 원한다. 양산시도 이에 동의하고 나머지 주택은 생계, 의료급여 수급자나 가정위탁 세대 등 어려운 이웃에게 임대하기로 했다.
글·사진=김태권 기자 ktg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