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력해진 거리 두기, 방역 인고의 연말연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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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도권·비수도권 구분 없이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4인으로, 그리고 각종 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9~10시로 제한하는 내용의 방역 강화 대책을 16일 발표했다. 새 방역 조치는 18일부터 시작돼 다음 달 2일까지 16일 동안 적용된다. 이로써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은 45일 만에 중단되고 말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단계적 일상 회복 과정에서 위중증 환자의 증가를 억제하지 못했고 병상 확보 등의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중요한 사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드 코로나로의 복귀라는 희망을 놓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정부는 모든 역량을 모아서 방역·의료 대응 능력을 재정비해 코로나19 폭증세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2주간 방역·의료 대응 능력 재정비
코로나19 폭증 기세 반드시 잡아야

무엇보다 판단 착오와 늑장 대응으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 여론을 정부는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동안 의료계는 단계적 일상 회복의 일시 중단과 함께 국면을 전환할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을 누차 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 국민들이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데도 정부가 사태를 관망만 하다가 결국 시기를 놓친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번에 발표한 거리 두기 방안 역시 미흡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른다. 2주 안에 다시 일상 회복으로 돌아올 만큼의 감소 효과가 나타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의료 공백 사태에 대처하는 정부의 움직임도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지난 2년간 끊임없이 지적된 병상 확보와 의료 인력 확충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강력한 방역 대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지만 이는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보상을 전제로 한다. 연말연시 특수를 기대했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강력한 영업 제한은 사실상의 셧다운을 의미한다. 정부가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꼼꼼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영업시간뿐 아니라 인원 제한에 대한 손실까지 지원하는 실질적인 보상책이 필요하다. 방역의 모든 책임을 이들에게만 전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은 방역 없이 일상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확진자 80%가 몰린 수도권과 지역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일률적 방역 정책 적용에 불만이 제기될 만도 하다. 하지만 이는 대비로 인한 착시 효과 때문이지 부울경도 오미크론에 뚫리는 등 지역의 코로나19 유행 역시 최악으로 가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불가피하게 돌아간 ‘일시 멈춤’의 시간 동안 정부는 더욱 분발해서 의료 대응 능력을 정비하고, 필요하다면 추가 방역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 국민들 역시 다시 찾아온 인내의 시간을, 안타깝지만 감내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지금의 위기 국면을 이겨 내지 않으면 위드 코로나로 가는 길은 더욱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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