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남녀의 사교춤에서 양자역학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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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의 세계/이순칠

이 책은 서문에서 ‘강 박사’가 북핵 미사일의 발사 코드를 해킹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기 위해 ‘청와대 수석’에 접근한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함으로써 흥미를 유발한다.

세상을 뒤흔들어 놓을 양자컴퓨터는 더 이상 공상과학 분야가 아니다. 세계 각국의 대학교와 연구소, 그리고 구글·IBM·인텔 같은 거대 기업들이 개발에 목숨을 걸고 있다.

는 양자컴퓨터 연구의 국내 최고 권위자 이순칠 카이스트 교수가 양자역학과 양자컴퓨터에 관해 쓴 입문서이다. 책 속에는 복잡한 수학적 공식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독창적인 비유와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양자정보 세계의 놀라운 현상들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양자역학의 핵심 원리인 ‘중첩’과 ‘확률적 해석’을 피아노의 화음 연주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얽힘’과 같은 기묘하고도 복잡한 양자 현상을 남녀의 사교춤에 빗대어 명쾌하게 풀어낸다.

그런데 저자는 제1장에서 이렇게 눙친다. “이 책 전체를 통해 전하고 싶은 중요한 메시지가 두 개 반 있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이것이다. ‘양자물리는 아무도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 만일 마지막 쪽까지 읽고 덮었을 때 양자물리가 이해된다고 생각한다면 책을 제대로 읽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입자물리학자 머리 겔만의 말도 인용한다. “양자물리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모르는 사람과 원숭이의 차이보다 크다. 양자물리를 모르는 사람은 금붕어나 다름없다.”

이거 뭐지? 양자물리는 알 수 있다는 거야, 알 수 없다는 거야? 일단 읽어 보고 판단할 일. 이순칠 지음/해나무/335쪽/1만 8000원.

윤현주 선임기자 hoh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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