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잠행·홍준표 형식적 합류… 애타는 이-윤
당내 2위 주자 도움 못 받아 난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이낙연 전 대표와 홍준표 의원의 잠행에 애를 태우고 있다. 대선후보들이 가족 논란 악재에 시달리면서 지지율 반등 기회가 절실하지만 이 전 대표와 홍 의원의 거리 두기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당초 17일 신복지위원회를 띄울 예정이었다. 코로나19 재확산세로 인해 일정이 취소됐지만 ‘이재명 선대위’가 이 전 대표 어젠다인 ‘신복지’를 계승한 위원회를 출범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이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이재명 대선후보를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측은 지방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앞서 이달 초 이 후보의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호남 방문 당시에도 이 전 대표의 지원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 전 대표는 지역 인사들과의 선약을 이유로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이처럼 민주당 최종 후보 선출 이후 이 전 대표의 비공개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지만 않을 뿐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 상태”라면서도 등판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호남 지지율이 60%대에 그치는 이 후보에게 이 전 대표는 필수다. 이 후보는 고향이 경북 안동으로, 전남에서 5선 국회의원과 도지사를 지낸 이 전 대표의 지지 없이는 지지율 박스권 돌파가 어렵다는 정치권의 전망이 나온다.
윤 후보도 비슷한 처지다. 경선에서 맞붙었던 홍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했지만 형식적인 참여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이 만든 2030세대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서 “백의종군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역할이 없는 대구 선거대책위원회에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역 선대위에 명의를 올릴 뿐 윤 후보를 적극 돕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홍 의원은 이어 선대위에 합류 배경에 대해 “그것(고문)마저 거부하면 방관자라고 또 시비 걸 테니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양해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4일 YTN이 보도한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의혹과 관련, “밖에서 보면 판이 훤히 보이는데 안에서만 밤마다 매일 축배를 드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자중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최근 30대 지지율에서 이 후보에게 역전당한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청년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홍 의원 없이는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철 기자 eunch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