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정부가 단계적 사회적 일상 회복을 멈추고 다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부산 한 음식점에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예약 장부에 붉은 줄이 그어져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경남 양산시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왔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첫 변이 전파 사례라 지역사회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부산의 하루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하게 되는 등 지역 감염 상황도 나날이 불안해지는 모습이다. 방역 당국이 위드 코로나를 중단하며 비수도권과 수도권 지역 구분 없이 동일하게 방역 규제를 강화한 것도 의료·방역 붕괴가 수도권에만 국한된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서 온 양산 거주 30대 확진
가족 1명 양성 판정, 감염 가능성
부산 하루 확진자 400명대 근접
토요일부터 사적 모임 4인 제한
식당·카페 등 오후 9시까지 영업

16일 경남도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3일 미국에서 입국한 30대 양산시민 A 씨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입국 당시 검사에선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나, 7일 재검사를 통해 확진됐다. 이 기간 접촉한 이는 가족 2명이 전부였으며, 이 중 1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A 씨에 대한 별도의 변이 검사가 진행돼 오미크론 변이가 확인됐으며, 확진된 가족도 변이 감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A 씨를 통한 추가 감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확진된 가족을 통한 변이 전파 가능성이 있어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16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변이 감염자는 A 씨를 포함해 20명(해외 유입 4명, 지역 감염 16명)으로, 누적 감염자는 148명(해외 유입 37명, 지역 감염 111명)으로 늘었다. 부산은 하루 확진자가 400명에 근접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16일 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부산 전역에서 37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오후 2시 이후 확진자까지 포함하면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00명대 후반에서 많으면 400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1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346명이 나와 누적 환자가 2만 44명이 되었다. 지난해 2월 21일 부산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664일 만에 누적 환자가 2만 명을 넘은 것이다. 현재 부산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학생들이 밀집한 학교, 학원을 비롯해 병원, 목욕탕 등 곳곳에서 집단 감염이 보고되고 있다.

경남에선 전날 오후 5시 이후 175명의 확진자가 나와 경남 누적 확진자는 1만 7682명으로 늘었다. 울산에선 하루 동안 56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비수도권 감염 상황도 매우 불안해지면서, 위드 코로나 중단에 따른 방역 규제는 전국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16일 발표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거리 두기 강화 방안에 따르면, 18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16일 동안 전국의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이 최대 4인으로 제한된다.

이 기간 식당·카페·유흥시설·노래방·목욕탕·실내체육시설 등은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이 허용된다. 학원, 영화관·공연장, PC방, 독서실 등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는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10시까지만 가능하다. 특히 미접종자가 식당·카페를 이용할 때는 동행자 없이 혼자 방문해야 한다. 다만 청소년 입시학원 등 소아·청소년 대상 학원은 운영에 제한이 없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6일 “유행이 악화하는 경우 이달 중 약 1만 명, 내년 1월 중 최대 2만 명까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도 높은 거리 두기 실시 배경을 설명했다.

김백상·이성훈·권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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