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붕괴 고성군, 스포츠 마케팅으로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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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만 명 남짓의 작은 시골 지자체인 경남 고성군에 ‘스포츠 마케팅’이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 단위 대형 체육 이벤트와 전지훈련팀을 통해 매년 상주인구의 배가 넘는 방문객을 유치하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9일 고성군에 따르면 코로나19 악재에도 올해 유치한 체육 행사 64개를 모두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대부분 전국 또는 광역시 단위 대형 이벤트다. 축구·배구 등 인기 종목을 비롯해 핸드볼·씨름·역도·당구·검도·카누·트라이애슬론 등 비인기 종목도 두루 포함됐다.

코로나에도 64개 행사 성공 진행
3만 5000명 찾아 지역 경제 활기
내년에는 101개 대회 유치 확정
해양레포츠 블루오션으로 육성

특히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엘리트대회 위주의 무관중 대회였는 데도, 선수단 위주로 3만 5000여 명이 찾았다. 이를 통해 60억 원 상당의 지역 경제 유발 효과를 얻었다. 대회 유치에 투입된 예산이 26억 원인 점을 고려하며 2배 이상의 실효를 거둔 셈이다.

군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는 코로나로 각종 대회가 중단 또는 취소된 상황에 유소년 선수들이 꿈을 키우는 기회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백두현 군수는 “운동 하나만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어린 꿈나무에게 군이 든든한 지원자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22년에는 규모를 더 키운다. 이미 101개 대회가 확정됐다. 매주 2개 안팎의 대회가 열리는 셈이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수영, 케이트 볼, 족구 등 생활체육 분야에서도 크고 작은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49억 원을 투입한다. 예상 방문객은 11만여 명, 경제 유발 효과는 250억 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주력 산업으로 육성한 조선업 붕괴를 계기로 민선 7기 출범과 동시에 ‘스포츠 산업’ 육성을 공언한 군은 그동안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조직개편을 통해 ‘스포츠 마케팅 담당’을 신설하고, ‘스포츠팀 유치 T/F팀’을 별도로 구성해 발판을 놨다. 이를 토대로 민선 6기 15개 안팎이던 체육 대회를 2019년 21개, 2020년 46개로 꾸준히 늘려 매년 1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끌어모았다.

이후 ‘레저·스포츠 산업 육성계획’을 수립한 군은 스포츠 산업화의 전초기지가 될 ‘경남도스포츠산업육성지원센터’까지 유치했다. 이 센터는 유소년 엘리트팀 관리와 전국대회 개최 시 의료·운영인력지원, 방문팀 진단·평가시스템 구축, 스포츠 관광 상품 개발, 스포츠 전문 인력 양성을 전담한다.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국민체육진흥공단과 손잡고 2023년까지 32억 원을 투입해 ‘지역특화 스포츠 관광’ 활성화에도 나선다. ‘IRONMAN Goseong Sports Care Festa’를 테마로 철인 3종 대회와 스포츠 케어, 스포츠 투어, 브랜드 개발 등 총 4개 분야를 준비 중이다. 대회·교육·관광을 융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목표다.

미래 스포츠 산업의 블루오션이 될 수상레저 스포츠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해양레저 스포츠아카데미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활용해 관련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첫 단추로 올해 대가저수지를 카누 대회장으로 탈바꿈시킨 군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전국선수권대회까지 치러냈다. 겨우내 스토브리그와 전지훈련팀을 통한 낙수효과도 기대 이상이다. 올해만 101개 팀, 1735명, 연인원 1만 7627명이 고성을 찾았다.

백 군수는 “스포츠 산업은 숙박·외식을 비롯해 목욕·인쇄·임대 등 다방면에서 직접적인 경제 효과와 200여 개의 장·단기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면서 “지역의 주력사업으로 고성이 대한민국에서 독보적이 되도록 육성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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