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거? LG OLED 탑재한 삼성 TV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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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 특허기술 등을 놓고 수차례 기술공방에 소송까지 벌였던 삼성전자와 LG전자 간에 손을 맞잡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내년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 진출을 앞둔 삼성전자가 부족한 OLED 물량을 LG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서 LCD TV 패널 500만 대, OLED TV 패널 200만 대 등 총 700만 대를 공급받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디스플레이 공급 방안 논의
LCD 포함 700만 대 수급 추진
삼성, 패널 물량 부족 해소 나서
한때 특허 기술 놓고 수차례 공방
빅2 화해 무드, 가전시장 큰 관심

삼성은 최근 차세대 QD-OLED 양산에 돌입했고, 내년 1월에는 ‘CES 2022’에서 QD-OLED TV를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QD OLED는 무기물인 퀀텀닷(양자점) 물질을 활용한 디스플레이로, 기존 OLED의 잔상 현상을 개선하고 색상도 더욱 선명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생산할 수 있는 QD-OLED 패널 출하량은 최대 100만 대로, 삼성전자 연간 TV 출하량(5000만 대)의 2%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전 세계에 OLED TV 패널을 사실상 독점 공급 중인 LG디스플레이의 패널 생산량은 올해 연 800만 대에서 내년 1000만 대, 2023년 1100만 대(추정치)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LCD TV 시장이 축소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의 계약을 통해 차세대 패널인 OLED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고 16년째 글로벌 1위인 TV 시장에서의 입지도 공고히 할 수 있다. LCD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뺄 수도 없는 과도기적 상황이어서 LCD 패널까지 제공받으면 공급처를 LG디스플레이와 중국업체로 다변화할 수도 있다. LG디스플레이도 고객사 확대와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와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의 협력은 약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LCD 패널 가운데 약 70%를 BOE, CSOT, AUO 등 중화권 업체에서 제공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연간 TV 생산량 4500만 대의 10%가 넘는 LCD 패널 500만 대를 LG디스플레이에서 사들이면 중국 업체 의존도는 그만큼 낮아진다.

양사는 과거 가전제품 기술 등을 놓고 수차례 소송에 기술 유출 공방 등을 벌였다.

지난 2013년 삼성전자에 대한 LG전자의 OLED 패널 기술 유출 소송, 2014년 9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의 ‘세탁기 파손’ 진실 공방, 2016년 ‘진짜 4K’ 논란, 2019년 ‘삼성 QLED 8K TV’ 화질 공방 등 양사는 적지 않은 갈등을 겪었다.

물론 협업 사례도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9월 출시한 중가 스마트폰 ‘갤럭시A52’에 대해 LG이노텍의 칩온필름(CoF)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이노텍 역시 삼성전자로부터 이미지센서를 매입해 카메라 모듈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일부에선 삼성전자의 LG OLED 패널 구매 가능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OLED 패널의 약점인 ‘잔상’ 현상을 꾸준히 지적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양사의 OLED 패널 협상설에 대해서도 삼성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간 화해무드가 조성될 경우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은 물론이고, 가전 시장 등에서도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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