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5% 시대… 이자 부담 ‘눈덩이’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자의 약 75%에 달하는 변동금리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에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5% 중반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7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710∼5.060% 수준이다.
이는 지난달 26일(3.440∼4.981%)과 비교해 20일 만에 하단이 0.270%포인트(P) 높아졌고, 상단도 0.079%P 올라 5%를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이처럼 오른 것은 기준(지표금리)인 코픽스가 한 달 사이 0.260%P(신규 코픽스 기준 1.29→1.55%)나 뛰었기 때문이다.
20일 만에 0.27%P 높아져
지표 금리 한 달 사이 상승 영향
금통위, 내년 기준금리 인상 유력
금리 0.25%P 오를 땐 이자 3조 늘어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대출에 쓰일 자금을 조달하는데 얼마나 비용(금리)을 들였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 변동분을 요소별로 나눠보면 약 70∼80%가 예·적금 금리인데, 지난달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P 올린 뒤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0.25∼0.3%P씩 인상하면서 코픽스도 비슷한 폭으로 올랐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의 경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표금리로 삼는 시장금리(채권금리)가 최근 내림세를 보이면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주로 지표로 삼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11월 26일 2.311%에서 17일 현재 2.190%로 0.121%P 낮아졌다. 이 때문에 지난달 26일 이후 17일까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820∼5.128%에서 3.580∼4.910%로 떨어졌다. 최저 금리가 0.240%P, 최고 금리도 0.218%P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75% 이상의 대출자가 변동금리를 적용받고 있어 금리인상에 따른 타격이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0월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은 79.3%를 차지했다. 신규가 아닌 가계대출 잔액 기준으로도 75.5%에 이른다.
주택담보대출자의 금리 부담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은 금통위가 1월 또는 2월께 기준금리를 다시 0.25%P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5일 “기준금리 1.00%는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며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대출금리가 0.25%P 오를 경우 가계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이자 부담은 3조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이 1844조 9000억 원이고, 이 가운데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1744조 7000억 원에 달한다.
예금은행과 이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을 75%로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대출금리가 0.25%P만 올라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 2670억 원(1744조 7000억 원×75%×0.25%)이나 불어나게 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