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실시 홍콩 입법회 선거, ‘당락보다 투표율’에 관심 왜?
올 3월 중국이 ‘애국자’만이 홍콩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홍콩의 선거 시스템을 전면 개편한 가운데, 19일 치러지는 첫 선거의 ‘투표율’에 관심이 쏠린다. 국정을 감시하는 입법회 의원을 뽑는 중요한 선거이고 유권자가 450만 명에 달하지만, 민주진영에서 아무도 출마하지 않은 까닭에 출마자나 선거에 대한 관심은 일찌감치 사라졌다. 이에 따라 홍콩인들이 중국의 입맛에 맞게 개편된 선거제에 대한 불만을 투표율과 무효표로 표출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153명 출마자 대부분 친중 인사
야권 민주진영 후보 출마 전무
‘중국 입맛’ 선거제에 항의 표시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입법회 선거는 총 90명의 의원을 뽑는데 153명이 출마했으나 140여 명이 친정부·친중 진영 후보이고, 전통적인 야권인 민주진영 후보는 아무도 없다. 자신을 친정부 진영이 아니라며 ‘중도성향’이라고 홍보하는 후보가 12명 정도다. 지난해 6월 홍콩국가보안법이 시행된 후 주요 민주진영 인사들이 대거 기소되거나 실형을 살고 있고, 일부는 해외로 도피한 상황에서 홍콩 민주진영은 선거제 개편에 항의해 후보를 아무도 내지 않았다.
홍콩 명보는 19일 “많은 이들이 이번 선거에서 누가 이기고 지느냐보다 투표율에 관심을 더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입법회 선거의 투표율은 역대 최저 수준인 20~40%로 전망된다고 홍콩 언론은 전하고 있다. 투표 보이콧과 함께 ‘백지 투표’ 운동도 벌어지고 있어 무효표의 규모도 관심사다.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전망되자 홍콩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전날 투표 독려 문자를 발송했다. 홍콩 정부는 또 선거일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홍콩 침례 대학의 장 피에르 카베스탄 정치학 교수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목표는 분명히 높은 투표율을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이번 선거가 무효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