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먹던 동지, 지선 공천티켓 놓고 치열한 기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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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무길

과거 부산시의회를 함께 이끌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구청장 공천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현재 여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데다 부담스러운 현직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는 ‘최적의 판’이 깔린 만큼, 체급을 올려 대거 출마 채비에 나선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경쟁자가 된 것이다. 현재 부산에서 국민의힘 소속 기초지자체장은 전체 16명 중 3명이다.

해운대구에서는 강무길·김진영·최준식 전 시의원이 1장의 공천 티켓을 놓고 분주히 움직인다. 이들은 “서로 강점과 약점을 잘 아는 껄끄러운 상대”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나란히 7대 시의회에서 활약했으며, 김진영·최준식 전 시의원은 6대 해운대구의회에서도 합을 맞췄다. 특히 강무길·최준식 의원은 4년 전에 이은 ‘리턴매치’다.

“어제의 국민의힘 동료가 경쟁자로”
부산 시의원 출신, 대거 구청장 준비
해운대 강무길·김진영·최준식
서로 “껄끄러운 상대” 물밑 경쟁
남구 김선길·송순임 ‘리턴매치’
영도 이상호·안성민 빅매치 예고

최 전 시의원은 시의회 활동 당시 ‘광안대교 통행료 출퇴근 50% 감면’ ‘영화의전당 민간투자 사업 부실’ 등 굵직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했다. 현재 지역 청년 교육, 동서 간 불균형 해소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표밭을 누빈다.

도시안전위원회 등에 소속됐던 강 전 시의원은 의정·나눔 활동 등을 인정받아 2017년 한 해 3개의 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현재 정책이주지인 반여·반송 지역을 두루 다니며 관련 논문을 쓰는 등 도시계획 전문가로서 입지를 다진다. 보수정당 부산 최연소 타이틀로 시·구의원 배지를 달았던 김 전 시의원은 한국매니페스토약속 대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의정 활동을 인정받았다. 현재 ‘엄마 정치인’의 삶을 다룬 육아 에세이를 발간하는 등 지역의 여성·청년 문제에 집중한다.

해운대구는 하태경 의원 지역구인 갑과 김미애 의원의 을로 나뉘어 열띤 공천 경쟁을 예고한 곳이다. 갑에서는 하 의원과 정치 노선을 같이해 온 최 전 시의원뿐 아니라 정성철 전 해운대구의회 의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을에서는 강무길·김진영 전 시의원을 비롯해 김성수 전 해운대경찰서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남구에서는 송순임·김선길 6대 시의원이 재대결을 펼친다. 이들은 2014년 3월 10일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의원직을 사퇴한 뒤 구청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당시 송 전 시의원은 갑작스럽게 여성우선공천이 무산되면서, 김 전 시의원은 경선에 불복하면서 나란히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들은 4년 후인 2018년에도 각각 시의원과 구청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분주히 표밭을 다져온 이들은 현재 일찌감치 구청장 출마를 공식화하며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예고했다.

영도구에서는 이상호·안성민 전 시의원의 경쟁이 예상된다. 이 전 시의원은 구청장 도전을 선언한 상태며, 안 전 시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한다. 이들은 6대 시의회에 함께 입성했으며, 안 전 시의원이 총선 출마를 위해 2011년 12월 의원직을 사퇴할 때까지 1년 반가량 의정활동을 함께했다.

이 전 시의원은 윤석열 국민캠프 당시 부산시 선대위 조직단장으로 활동하는 등 정치 보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조만간 출범할 부산시당 대선 선대위에서도 주요 보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시의원은 4~6대 시의원을 지내고 2012년 총선, 2002·2014·2018년 영도구청장 선거에 도전하는 등 오랜 기간 정치 내공을 쌓았다. 안 전 시의원은 “가족, 주변 동료 등과 상의해 출마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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