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BRT로 빨라진 출근길 불편 개선해 조기 안착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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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구 서면 광무교에서 서구 충무교차로를 잇는 중앙버스전용차로(BRT) 구간(7.9km)이 20일 전격 개통했다. 2016년 해운대구 중동지하차도~동래구 내성교차로 1단계 구간(10.4km), 2019년 내성교차로~서면 광무교 2단계 구간(6.6km)에 이은 3단계 구간으로, 올해 4월 착공돼 8개월 만에 공사가 마무리됐다. 3단계 구간이 개통함으로써 부산의 BRT 구간은 총 24.9km로 확대됐다. 특히 내성교차로에서 충무교차로에 이르는 14.5km 길이의 BRT 남북 축이 완성된 점은 의미가 크다. 부산시는 버스 통행속도가 12~28% 올라가고 정시성(약속 시간을 지킬 수 있는 정도)은 20~30%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부산 시내의 교통 흐름이 향상되고 버스 이용 여건이 개선되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서면 광무교~충무교차로 3단계 개통
혼란 최소화와 미비점 해소에 만전을

이 구간 개통 첫날 출근길에 나선 부산 시민들의 BRT 체감도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동이 한층 편리하고 빨라졌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좁은 차선이 더 혼란스러워졌다는 반응도 나왔다. 정류소 인근에 건널목이 많아져 되레 차량 흐름을 막는다는 불만, 시내버스가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할 때 직진 차량과 뒤엉킬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BRT 구간으로의 접속을 기다리는 일반 도로의 교통 혼잡도 만만찮았다. 개통 초기의 이런 혼란은 이미 1, 2단계를 통해 충분히 예견된 것인데 정책 당국의 준비 부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앞서 개통된 BRT를 통해 시내버스의 이용 편의가 증대됐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다르게 나온다. 2단계 구간에서 버스 통행속도가 향상됐는데도 버스 이용률은 되레 감소했기 때문이다. 2019년과 2020년 조사를 비교 분석한 결과가 그렇다. 버스 이용률이 낮은 것은 부산 시내버스의 방만한 운영과 맞물린 고질적 문제다. 긴 배차 간격이라든지 인가된 운행횟수에 미달하는 미운행 관행, 제자리걸음에 머문 서비스 수준, 도시철도와의 노선 중복, 부산시의 미흡한 감독과 시정지도 등이 얽혀 있다. 이런 전반적인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는 한, BRT 같은 하드웨어가 갖춰졌다 해서 대중교통 정책이 저절로 성공하진 않는다.

BRT가 대중교통 중심 도시로 가는 핵심적 정책 수단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공사 기간 동안 교통 체증을 인내한 부산 시민의 희생, 불편을 감내한 자가용 운전자들의 배려로 가능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우선은 개통 초기에 빚어질 여러 가지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시민들의 불만이나 지적 사항은 부산시가 적극 수용하고 미비점과 부작용에 대해서는 서둘러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BRT의 조기 안착과 개통 효과 제고를 위해 보다 정교하고 치밀한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부산 대중교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여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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