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소변길 막히는 ‘급성 요정체’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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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대동병원

직장인 A(56) 씨는 얼마 전 밤에 119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을 찾았다. A 씨는 며칠 전부터 잠결에 소변이 마려운데 막상 화장실을 가면 시원하게 일을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당일에는 소변이 아예 나오지 않고 밤새 심한 복통에 시달리다 급기야 119 신세까지 지게 된 것이다.

요즘처럼 기온이 뚝 떨어지는 계절이면 유독 응급실로 몰리는 환자들이 있다. 겨울철 대표적인 비뇨기계 응급질환인 급성 요정체 환자들이다. 급성요폐라고도 불리는 급성 요정체는 방광에 소변이 꽉 차서 소변이 마려운데 나오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성인 남성의 방광 용적은 보통 400∼500cc 정도로 대부분 200∼300cc 정도 소변이 차면 대체로 소변이 마렵다고 느낀다. 그러나 소변을 못 보고 점점 소변이 방광에 차서 500cc 정도가 되면 방광이 늘어나 하복부 통증과 치골상부 팽만감이 생긴다. 심한 경우 심혈관계 항진이나 호흡곤란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어 대부분 응급실로 향하게 된다.

급성 요정체는 남성들에게 주로 발생하는데 이는 남녀 배뇨 기관의 해부학적 차이 때문이다. 남성의 요도는 일반적으로 25∼30cm 정도로 여성의 요도보다 4∼5배 정도 길다. 여기에다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경우 방광에서 나오는 전립선 요도가 대개 좁아져 있다. 추운 날씨로 이 전립선 요도의 괄약근이 수축해 풀리지 않으면 소변이 나오는 길이 막혀 A 씨의 경우처럼 소변을 볼 수가 없다. 이외에도 외상으로 인한 요도손상으로 소변을 못 보기도 하고 요도나 방광에 생긴 결석이 요도를 막아서 급성 요정체가 생기기도 한다.

이처럼 급성 요정체가 발생하면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바로 병원으로 가서 정체되어 있는 소변을 배출시켜 주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밤이나 휴일이라면 곧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방광에 소변이 많이 찰수록, 그로 인해 방광이 늘어난 시간이 길수록 방광 손상이 심해지며 회복도 오래 걸린다.

병원에 가면 가장 먼저 ‘폴리 카테터’라고 불리는 소변줄을 삽입하게 된다. 전립선 비대가 심하거나 요도 손상, 요도협착이 있는 경우에는 소변줄을 삽입하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치골상부에 구멍을 뚫어 바로 방광으로 소변줄을 넣는 시술을 해야 한다.

일단 이런 방식으로 소변을 배출시켜 준 뒤 근본 원인을 찾아 치료를 시작한다. 급성 요정체를 해결하지 못하면 요로감염, 요독증, 방광파열 등의 심각한 합병증으로 악화돼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대동병원 비뇨의학센터 이영익 과장(비뇨의학과 전문의)은 “소변 줄기가 약하거나 잔뇨감이 있거나 한참 기다려야 소변이 나오는 등의 전립선 비대 증세가 있으면 일찍 비뇨의학과를 방문하여 검사를 하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며 “겨울에 과도한 음주는 자제하고 전립선 비대가 있는 분들이 콧물·가래약을 복용할 때는 의사와 상의 후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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