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선거일 120일 전부터 무제한 배포 가능 내년 PK 지방선거 ‘신인 돌풍’ 기폭제 될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크게 달라진 선거문화가 부산·울산·경남(PK)에서 ‘신인 돌풍’의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선거법이 개정돼 신인들에게 사실상 무제한으로 선거운동이 허용된 반면, 현직 단체장의 활동폭이 상당히 제한된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원내외 위원장들의 공천 영향력도 크게 낮아졌다. 여기에 세대교체 바람이 가미되면 신인들이 지방정부 진출의 호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자도 20통씩 무제한 전송 허용
단체장은 홍보물 발행·배부 못 해
모바일 공천 현역 의원 영향력 저하
내년 지선에 처음 적용되는 개정 선거법은 ‘말로 하는 선거’를 무제한 허용한다. 후보자는 자신의 경력과 학력, 소속 정당이 기재된 명함을 제한없이 배포할 수 있다. 과거에는 선거일 90일 전부터 가능했지만 이번엔 120일 전으로 대폭 완화돼 지난 3일부터 실시된다.
문자도 한번에 20통씩 얼마든지 전송할 수 있고, 단톡방에서 특정 후보 지지의사를 표시할 수도 있다. 다만 후보 이름이 포함된 현수막 설치는 금지된다. 이와 달리 현직 단체장은 3일부터 자신의 사업계획·추진실적·활동상황 등을 알리는 홍보물 발행과 배부를 못하는 등 제약이 많다.
코로나19 사태로 ‘체육관 경선’이 ‘모바일 투표’로 대체되는 등 공천 시스템도 획기적으로 바뀐다. 외견상으로는 ‘당원 50%+일반 50%’의 경선제 때문에 현역 의원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당원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A 구청장 출마자는 “현역 의원이 당원들에게 ‘오더’를 내리기 힘들다”고 했고, B 후보는 “현역 의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본선 경쟁력이 뛰어는 사람이 공천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갑·을 분구 지역의 C 후보는 “현역 의원의 영향력은 전체의 25%도 안 된다”고 단언했다.
이에 따라 PK 지자체장 출마자들도 전방위 득표 활동에 돌입했다. 영도구청장에 출마한 김기재 영도구체육회 부회장은 “시장이나 상가를 샅샅이 누비면서 인지도와 지지도를 높이는 데 열중한다”고 말했다. 기장군수에 도전한 추연길 전 부산시설공단 이사장은 “명함 배포가 시작된 이후부터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말했고, 북구청장 출마자인 오태원 북구체육회장도 “그동안 활동상이 알려지면서 저를 알아 보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년 3월 대선 이후 확산될 세대교체 바람도 PK 신인들에겐 절호의 기회다. 이재명(민주당) 윤석열(국민의힘) 후보 중 누가 대권을 잡더라도 내년 지선에선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사정에 밝은 모 전문가는 “내년 PK 지선에선 인지도보다 전문성이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기택 기자 kt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