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철도 기본계획 결정, 결국 해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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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과 경남 거제를 연결하는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 기본계획 결정이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밑그림은 완성됐지만, 예산을 쥔 기획재정부의 ‘총사업비 심의’가 늦어진 탓이다. 거제 종착역, 합천 기착역 등 설왕설래 중인 신설 역사 입지도 내년 결정될 전망이다. 전반적인 추진 계획도 일부 조정이 불가피해 당초 목표한 2028년 개통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김천~거제 연결 서부경남 KTX
기재부 총사업비 심의 늦어진 탓

20일 국토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0월 남부내륙철도 기본계획(안)을 확정해 기획재정부에 총사업비 심의를 요청했다. 조 단위 사업비가 투입되는 철도사업의 경우, 사실상 이 과정에 노선, 시·종착역, 통과역 등이 결정된다. 기재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국토부 기본계획에 대한 ‘설계 적정성 검토’를 의뢰했고, KDI는 지난달 이에 대한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 보고서를 토대로 기재부 심의회가 사업 계획을 조정, 의결하면 두 부처 간 최종 협의를 거쳐 기본계획을 고시한다. 적정성 검토 용역 기간만 3개월로 빨라야 내년 1월 중 결과가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계획상 올해는 (고시가) 불가능하다”면서 “현재로선 내년 상반기가 목표”라고 전했다. 앞서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통해 이번 철도 건설 뼈대가 될 구체적인 노선안과 정거장 신설 계획을 공개했다. 김천을 출발해 진주-합천-고성-통영을 거쳐 거제로 이어지는 총연장 177.89km를 최적안으로 제시했다.

노선이 통과하는 경북 성주와 경남 합천, 고성, 통영, 거제 5곳에 정거장을 신설하고 진주와 김천은 기존 역사를 활용한다. 사업비는 5조 4373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후 내부 검토 과정에 5.5km를 줄여 173.3km, 4조 9874억 원 규모로 조정됐다. 구체적인 변경 내용은 비공개다.

이 관계자는 “세부계획은 아직 밝힐 수 없다”며 “기재부는 사업비 측면을 중요하게 본다. 우리(국토부)가 제시한 안대로 될지도 현재로선 미지수”라고 말을 아꼈다. 이로 인한 개통 지연 우려에 대해선 “공사를 하면서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 당장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본계획 고시가 늦어지는 만큼 역사 입지를 둘러싼 지역 내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역세권 개발과 맞물려 이미 거제와 합천에선 지역 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종착역이 들어설 거제에선 후보지로 지목된 사등면과 상문동이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주민 간 갈등 양상까지 번지고 있다. 합천은 ‘(가칭)해인사 역사’ 신설을 주장하는 거창과 갑론을박이다.

남부내륙철도는 국토부의 ‘철도망 구축계획(2016~2025)’에 따라 경부고속철도 김천 구간(경부선 김천역)에서 분기해 거제로 연결되는 여객 전용 단선철도다. 철도가 완공되면 차량 13편을 투입해 서울(수서)~진주~거제쪽 18회, 서울(수서)~진주~마산쪽 7회 운행할 계획이다. 최고운행속도는 시간당 250km, 역사 정차 시간을 포함한 표정속도는 139.02km/h다.

개통 시 구간별 예상 소요 시간은 △진주~서울 3시간 30분(버스)에서 2시간 10분으로 1시간 20분 단축 △거제~서울 4시간 30분(버스)에서 2시간 40분으로, 1시간 50분 단축된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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