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급증에 ‘혹시 나도?’ 자발적 검사 봇물… 한파 속 대기만 2시간
양 모(45·부산 사하구) 씨는 주말인 지난 19일 오전 9시께 부산 사하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코로나19 증상과 비슷한 몸살감기 기운이 있는 데다 최근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혹시 모를 불안감에 아침부터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간 것이다. 하지만 도착한 선별진료소 앞 대기 줄은 보건소 도로 옆 보행로까지 길게 늘어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양 씨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씨 속 꼬박 2시간을 기다린 뒤에야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기다림에 지쳐 대기줄에서 검사를 기다리다가 발길을 돌린 시민도 적지 않았다.
부산 하루 검사 2만∼3만 명대
지난달보다 2∼4배나 많아져
대기 줄 속 거리두기도 못 지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검사자가 쏟아지면서 검사자 간 거리 두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양 씨는 “코로나19 검사를 몇 번 받아봤지만, 이렇게 사람이 많은 적은 처음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연결고리처럼 확진되고 불안감이 커지면서 시민 사이에서 검사가 반복되고 있다”며 “몇 시간이 걸리는 대기 줄 속에서 거리두기도 이뤄지지 않아 검사를 기다리다가 감염될 판”이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자 덩달아 검사자도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검사자는 하루 3만 명 이상으로, 지난달과 비교해 2배에서 많게는 4배가량 늘어나면서 검사에도 긴 시간이 걸려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20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하루 2만 1808명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지난 주말인 18일과 19일 부산 일일 코로나19 검사자는 각각 3만 7191명, 3만 797명을 기록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명 미만이던 지난달 중순과 비교했을 때 하루 검사자만 최대 4배 가까이 차이 나는 수치다. 지난달 14일 일일 코로나19 검사자는 8933명이었다.
검사자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서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검사 대상으로 분류되거나, 코로나 증상 의심과 불안감에 자발적으로 진료소를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최근과 비교해 100명 아래로 다소 적었던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코로나19 검사 대기 시간은 30분을 넘기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300명을 훌쩍 넘어가면서 검사자가 쏟아지는 탓에 시민들이 몰리는 시간대에 대기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부산 16개 구·군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시민 임 모(36·부산 연제구) 씨는 “며칠 전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연제구보건소를 찾았는데, 대기 줄이 보건소 주변 주차장을 둘러쌀 정도로 길었다”며 “기다리다가 돌아간 사람도 적지 않았는데 방역망 구멍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검사자가 쏟아지면서 보건소 인력난도 더해진다. 부산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시민이 몰리는 시간대에 검사 인력을 최대한 보충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검사자가 쏟아지면서 검사 수요를 감당하기가 벅찬 게 사실”이라며 “코로나19 확산에 오미크론 바이러스 불안까지 겹치면서 자발적으로 진료소를 찾는 시민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