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충무 BRT 개통… 시민들 “버스 탈 맛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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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출근길 표정

부산 중앙대로 서면~충무 구간 중앙버스전용차로(BRT)가 개통된 20일 시내버스가 부산 동구 중앙버스전용차로를 달리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20일 오전 8시 30분께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 인근. 이곳은 평소 택시승강장으로 진입하려는 택시와 버스환승센터로 들어가려는 시내버스의 아슬아슬한 끼어들기 경쟁으로 악명 높다. 그러나 이날은 의외로 차분한 모습이었다. 부산역 앞을 지나는 차량들은 차로를 거의 변경하지 않고 곧장 달렸다. 서면~충무 중앙버스전용차로(BRT) 3단계 구간이 열려 버스전용차로와 일반 차로가 구분된 까닭이다.

정류장 정체 없이 시내버스 ‘씽씽’
뚜벅이들 “뻥 뚫린 느낌” 만족
차로 줄어 교통혼잡 우려 ‘기우’
보행자 배려 횡단보도 42곳 늘어
신호 대기 시간 길어져 불평도

부산 부산진구 서면 광무교와 서구 충무교차로를 잇는 BRT 3단계 구간이 20일 개통했다. 부산의 BRT 남북 축이 완성된 첫날, 평소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출퇴근 등 이동이 더 편리해지고 이동 시간 역시 빨라졌다며 주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시내버스가 정류장 정차를 위해 차로 사이를 오가면서 발생했던 도로 정체가 사라졌고, 자가용 등 일반 차량의 흐름도 수월해졌다. 하지만 보행자 중심으로 만들어진 BRT 구간에 횡단보도가 늘면서 차량들의 신호 대기 시간이 크게 늘었다는 불평도 나왔다.

<부산일보> 취재진이 이날 오전 시내버스를 타고 동구 부산역에서 중구 옛 시청교차로로 향해보니, 시내버스가 도로변 정류장에 정차했다가 다른 차로로 이동하기 위해 곡예운전을 펼치거나 뒤따르던 차량이 급정거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은 펼쳐지지 않았다. 한 시내버스 운전사는 BRT 도로를 내달리며 “시원시원하게 가네”라고 말했다.

올 4월 착공된 7.9km 길이 서면~충무 BRT로는 이날 오전 4시 30분께부터 61개 노선 시내버스가 달리기 시작했다. 도로변 버스정류장 51곳 대신 설치된 BRT 버스정류장 37곳도 새롭게 선보였다. 앞서 2019년 동래~해운대(10.4㎞), 동래~서면(6.6km) 구간 BRT가 개통됐고, 이날 서면~충무 구간이 열려 총 24.9km 길이 BRT가 완성됐다.

월요일 출근 시간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뚜벅이’ 시민들은 확대된 BRT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60대 여성 강 모 씨는 “오늘 한두 정거장만 BRT를 이용했는데도 마치 길이 뻥 뚫린 느낌”이라며 “정류장이 어디인지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오전 9시께 취업 면접을 보기 위해 부산역에 기차를 타러 가던 20대 정 모 씨도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지만, 이날 만큼은 버스를 탔다. 남구 문현동에서 출발한 정 씨는 “평소라면 지하철을 타지만 BRT 개통 소식을 듣고 시내버스를 탔다”며 “도로가 막히는 날엔 부산역까지 1시간 가까이 걸리기도 하는데 오늘은 30분 만에 왔다”고 했다.

그동안 우려된 ‘차로가 축소돼 교통 혼잡이 심해진다’는 반응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경찰도 ‘교통 흐름이 원활했다’는 평을 내놨다. 부산경찰청 김진우 교통시설운영계장은 “부산시 교통정보서비스센터에서 흐름을 확인해보니 보통의 월요일보다는 원활한 수준에서 흐름이 유지됐다”고 말했다.

도로 한가운데 정류장을 설치한 탓에 횡단보도가 늘어나 승용차 이동 시간이 증가했다는 반응도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BRT 3단계 구간에는 당초 횡단보도 18곳이 있었고, BRT 체계로 변경하며 횡단보도는 42곳으로 늘었다.

70대 택시 운전사 박 모 씨는 “건널목이 늘었는데 신호를 받는 시간이 짧다. 차 4~5대가 지나가면 다시 빨간불로 바뀌는 탓에 길 위에서 한참 기다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박 씨는 “차선을 가로지르는 버스가 없어져 통행 자체는 원활하게 느껴지지만, 신호 체계가 같이 개선돼야 일반 차량 만족도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운행 첫날인 탓에 버스기사도 정류장이 어디 있는지 몰라 승객에게 어설픈 안내를 해주는 혼란도 있었다. 동구 수정동에서 초량동으로 향하는 한 시내버스에서는 한 시민이 ‘버스가 어디쯤 서냐’고 묻자 기사는 “나도 오늘 첫 운행이라 이렇게는 처음 가본다. 일단 우리 버스는 정발장군 동상 앞으로 지나간다”고 답했다.

부산시는 내년 12월 ‘BRT 동서 축’도 마저 완성할 계획이다. 시는 이달 말 서면~주례(5.4km) 구간 BRT 공사에 들어간다. 이 구간이 완성되면 전체 BRT 길이는 총 30.3km에 달한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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