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전당 '오래된 극장' 타계한 3인의 영화 만난다
21일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키아로스타미 영화 등 총 25편
한 해를 마무리하며 추억의 명화들과 재회하는 영화의전당 ‘오래된 극장’이 올해도 막을 올린다.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21일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선보이는 열세 번째 ‘오래된 극장 2021: 작은 추모전’에서는 타계한 3인의 영화인이 남긴 작품을 다시 만나는 자리를 마련한다. 따스하고 사려 깊은 시선을 영화에 담았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프랑스 영화를 이끈 전설적인 두 배우 미셸 피콜리와 장-폴 벨몽도가 남긴 작품 25편을 통해 그들의 영화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1940.6.22~2016.7.4)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1987)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1992), ‘올리브 나무 사이로’(1994)로 이어지는 코케르 3부작으로 이란 사회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필름에 담아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오래된 극장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섹션’에서는 사춘기 시골 소년의 반항적 기질을 그린 장편 데뷔작 ‘여행자’(1974), 소박하지만 진중한 감동을 선사하는 코케르 3부작을 다시 본다. 또 죽음을 결심한 남자를 통해 삶의 의미를 통찰한 ‘체리 향기’(1997), 삶과 죽음의 의미와 자연의 섭리에 대해 사유한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1999), 키아로스타미의 마지막 작품 ‘24 프레임’(2017) 등 총 10편을 상영한다.
프랑스의 명배우이자 감독인 미셸 피콜리(1925.12.27~2020.5.12)는 1945년 단역으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1963년 장 뤽 고다르의 ‘경멸’에 출연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마르코 페레리, 클로드 샤브롤, 자크 리베트 등 세계적인 거장 감독과 작업하며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2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해 다양한 배역을 소화했다.
‘미셸 피콜리 섹션’에서는 그의 출연작 5편과 3편의 연출작을 함께 만난다. 위태로워 보이는 어느 가족의 초상을 그린 피콜리의 장편 데뷔작 ‘그래, 이거야!’(1997), 부조리한 사회 안에서 과거와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사는 개인의 심리를 따라가는 피콜리의 두 번째 장편 ‘검은 해변’(2001), 정부와 부인 사이를 오가는 한 남자의 삶을 아이러니하게 그린 피콜리의 마지막 연출작 ‘내가 꿈꾸던 삶은 이런 게 아니었어’(2005)를 볼 수 있다. 파탄에 이른 결혼 생활과 영화를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를 그린 고다르의 초기작으로, 피콜리의 이름을 널리 알린 ‘경멸’(1963), 세기말적인 시대 배경 속에서의 사랑을 그린 ‘나쁜 피’(1986), 아녜스 바르다 감독이 영화 탄생 100년을 기념해 만든 ‘시몽 시네마의 101일 밤’(1995) 등도 상영한다.
1960~70년대 프랑스의 대표적인 남자 영화배우로 이름을 떨친 장-폴 벨몽도(1933.4.9~2021.9.6)는 고다르의 위대한 데뷔작 ‘네 멋대로 해라’(1960)로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개성 넘치는 외모와 반항적인 매력으로 존재감을 알린 벨몽도는 장 뤽 고다르와 프랑수아 트뤼포, 알랭 레네 등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감독들과 작업하면서 누벨바그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장-폴 벨몽도 섹션’에서는 거칠고 반항적인 비운의 깡패 역을 연기해 세계적인 배우로 이름을 알린 작품 ‘네 멋대로 해라’(1960), 일상에 권태를 느낀 중년 여성과 한 청년의 짧은 일탈을 그린 작품으로, 벨몽도와 잔 모로가 열연을 펼친 ‘모데라토 칸타빌레’(1960), 신실하고 강건한 성품의 사제 역을 맡아 절제된 연기를 선보인 ‘레옹 모랭 신부’(1961)를 상영한다. 또 공허한 일상을 벗어나 무작정 길을 떠난 한 남녀의 사랑과 갈등을 그린 ‘미치광이 피에로’(1965), 1930년대 프랑스 사교계를 뒤흔든 희대의 사기꾼 스타비스키 역을 맡아 완숙미 넘치는 연기력을 보여 준 ‘스타비스키’(1974)등 총 7편을 선보인다.
김은정·김필남 영화평론가의 시네도슨트 영화해설 시간도 마련된다. 관람료는 일반 7000원, 유료회원과 청소년·경로는 5000원.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