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미크론 지역감염 확산, 맞춤형 의료대응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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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미국에서 기존 우세종인 델타를 제치고 새로운 ‘지배종’이 됐다고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일(현지 시간) “지난주 미국 내 신규 감염 중 73%가 오미크론 감염”이라며 오미크론의 우세종 확인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처음 보고된 지 불과 19일 만이라고 하니, 그 무시무시한 전파력에 공포감이 느껴진다. 국내 상황도 심상치 않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21일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누적 감염자는 227명으로, 전날보다 49명 늘었다. 오미크론 발생 이후 가장 큰 증가세다. 전국이 델타 바이러스에도 난리인데, 설상가상이 따로 없다.

미국은 새 우세종 등극, 국내도 시간문제
위중증 환자 급증 대비 병상 확보 총력을

미국 상황을 보면 국내에도 오미크론의 지배종 등극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CDC에 따르면 이미 지배종이 된 오미크론은 미국 일부 지역에선 감염 비율이 90% 이상에 달한다. 오미크론은 세계적으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지난달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최소 89개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국내도 이달 1일 첫 확진자 이후 20일 만에 200명을 넘었다. 국내 역학조사에도 이런 경향은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21일에는 전북과 광주에서도 지역 감염자가 발생했고, 이미 일부 지역에선 n차 감염까지 진행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도 한두 달 내 오미크론의 우세종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한다.

오미크론의 급속한 확산세에 정부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조만간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오미크론 변이가 대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라며 특단의 대책과 각오로 임할 것을 지시했다. 문제는 지금의 국내 상황도 매우 아슬아슬하다는 것이다. 하루 확진자 규모는 계속 5000명 이상이고, 무엇보다 위중증 환자가 연일 1000명대를 맴돈다. 중증 병상 가동은 벌써 한계에 봉착했다. 여기다 오미크론의 급속한 확산은 우리의 의료대응 체계를 완전히 파탄 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새로운 대응 전략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 일시 멈춤’으로 천금 같은 시간을 번 만큼 오미크론의 우세종 전환에 대비한 방역 체계 보완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국민들의 귀중한 연말 일상생활을 희생하면서 확보한 시간을 또 헛되이 보내면 안 된다.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상승하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급증할 수밖에 없음을 고려해 지역별 상황에 맞는 병상 확충에 매진해야 한다. 병상 확보는 바로 국민의 생명과 직결돼 있다. 또 가족 간 감염 우려가 큰 기존 재택치료의 개선책도 필수다. 정부가 더 긴장해야 한다. 방역 패스 혼란 등 정부의 준비 부족이 이번엔 없어야 할 것이다. 국민의 방역 협조에 부끄럽지 않은 정부의 대응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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