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산실로 거듭날 사진현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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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여 년간 부산의 대표적 사진현상소 역할을 했던 부산 동구 ‘화신칼라’ 건물이 지역 애니메이션 산업 육성의 산실로 거듭난다. 추억의 필름 사진 대신 애니메이션 화면을 통해 다시 한번 세상을 담을 수 있게 된 셈이다.

부산시는 행정안전부 ‘2021 주민주도형 지역균형 뉴딜 우수사업’ 공모에 (사)부산애니메이션협회, (사)부산사회적경제네트워크, (재)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함께 응모한 ‘애니메이션 문화 및 산업 육성 플랫폼 구축·운영 사업’이 최종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30년 부산 대표 현상소 ‘화신칼라’
10억 원 들여 애니 플랫폼 구축
필름카메라 추억할 공간도 마련

이번 사업은 화신칼라 건물을 활용해 지역 스토리를 연계한 캐릭터·애니메이션·커뮤니티 시설을 구축하고, 해당 시설을 지역 주민과 청년이 함께 애니메이션 산업 육성의 산실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 10억 원(국·시비 각 5억)이 투입되며, 화신칼라 건물은 이를 소유하고 있는 화신학원 법인에서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4층 건물 중 1, 2층에 다양한 애니메이션 관련 시설이 들어선다. 구체적으로 최신 애니메이션 제작툴 교육장과 지역 애니메이션 기업 공동작업장, 애니메이션 상영관, 조프로프 등 애니메이션 원리 체험공간 등이 조성된다. 이를 통해 지역의 우수 애니메이션 지적재산권(IP)을 발굴하고, 해당 IP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전시, 판매할 공간도 제공한다. 그 외에 지역 주민, 창업가, 소상공인 누구나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동네 사랑방도 마련한다.

애니메이션 관련 시설만 들어서는 것은 아니다. 건물 3층에는 기존 필름 카메라와 현상 장비 등 추억을 보존하는 공간도 마련한다. 4층은 추후 애니메이션 관련 시설을 추가로 계획해 조성할 방침이다.

부산 동구 범일동에 소재한 화신칼라는 30여 년 전 ‘조방칼라’라는 상호로 사진현상업을 시작했다. 일반 가정에 필름 카메라 보급이 확대됐던 1980년대 말~1990년대 초반엔 부산을 대표하는 사진현상소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화신칼라가 현상한 사진을 부산 전역 사진관으로 배달하기 위해 100여 대의 오토바이가 동시에 화신칼라 건물에 모여들 정도였다. 그러나 이후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으로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시민이 줄면서 화신칼라의 명성 역시 오래된 필름 사진처럼 빛이 바래기 시작했고, 결국 올해 초 영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화신칼라의 변신에 대해 박형준 부산시장은 “공모 선정을 통해 지역 주민과 함께 원도심을 재생하고 애니메이션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소중한 모멘텀을 얻었다”며 “부산이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콘텐츠 도시로 도약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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