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시인들 함께 만든 첫 ‘부마민주항쟁 사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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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회장 설진환)가 낸 276쪽의 (사진)는 지역 시인들이 목소리를 모아 발간한 최초의 부마민주항쟁기념사화집이다. 물론 그간 개별적으로 시를 쓰거나, 개인 시집(우무석 )이 있었으나 이렇게 공동 사화집을 낸 것은 처음이다. 지역 문인들이 역사를 보듬는 일에 다소 무심했거나 그만큼 항쟁에 대한 조명이 더디게 진행됐기 때문일 것이다.

기념사업회 발간 ‘부마인가요?’
부산·경남 시인 64명 시 125편
기록 안 된 ‘수많은 이야기’ 담아

사화집은 부산·경남 시인 총 64명의 시 125편을 실었다. 작고 시인 4명(신용길 이선관 이해웅 임수생)의 9편, 경남 시인 44명(김륭 김우태 배한봉 성선경 오인태 이달균 이월춘 등)의 85편, 부산 시인 16명(강영환 강은교 김수우 김형로 동길산 류명선 박정애 이창희 손택수 조성래 조해훈 최영철 최원준 등)의 31편이 게재됐다. ‘부마민주항쟁’이 부울경 문화적 연대를 도모하고, 정서적 공감대를 다지는 역사적 매개가 되고 있는 것이다.

3명이 사화집 발간을 위해 수고했는데 부산 시인들의 시를 묶은 이는 남송우 문학평론가, 경남 시인들의 시를 묶은 이는 우무석·정일근 시인이다. 사화집 표제로 내세운 ‘부마인가요?’는 박병출 시인의 시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역사를 너무 가볍게 묻는 웬 사내의 한 마디가 항쟁 당시 자신의 부끄러움을 떠올리게 한다는 내용의 시다.

125편의 시는 부마민주항쟁의 현장들, 부마민주항쟁 속의 사건들, 이미지화된 부마민주항쟁과 그 역사적 이미지, 부마민주항쟁 2세대들의 전언을 담았는데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시이니 만큼 느낌을 두드리고 감각을 촉발한다.

남송우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부마민주항쟁에 대한 문학적 형상화는 여전히 여백으로 남겨져 있다”며 “후속 작업들이 풍성하게 이어져 부마민주항쟁의 정신이 부울경을 견인하는 시대정신으로 자리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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