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는 문재인 대통령 양산 사저, 통도사 닮은 지붕 눈길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내년에 퇴임한 뒤 살게 될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사저가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끌고 있다.
23일 양산시와 평산마을 주민 등에 따르면 평산마을 대통령 사저는 문 대통령이 거주할 본관과 대기동의 지붕이 가림막 위로 솟아 올라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진척된 상태다. 현재 60~70% 정도의 공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관·대기동 지붕 가림막 위로 나타나
현재 공정 60~70%… 경비동은 더뎌
외부 마감재, 화려하지 않은 회색 선택
‘자연인 문재인’ 의도 반영했다는 평가
사저의 지붕은 인근 통도사와 이미지와 닿아 있고, 화려하지 않은 회색으로 외부 마감재를 선택하는 등 전체적으로 절제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건축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퇴임 후 어떤 간섭도 없이 ‘자연인 문재인’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문 대통령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 사저와 달리 경호원 숙소로 사용될 경비관리동과 경비동 공사는 진척 속도가 더딘 편이다. 경비관리동의 경우 가림막 위로 일부 공사 중인 건물 상부가 보이지만, 사저와 경비관리동 사이 경비동은 가림막 때문에 전혀 보이지 않는다. 문 대통령 사저 정원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 사저는 개인 비용으로 신축하지만, 경호동 등은 청와대 경호처 예산으로 짓기 때문에 공정에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평산마을 주민들은 “최근까지 대통령 사저 전체가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어 지붕 등 외형을 전혀 알 수 없었다”며 “10여 일 전 공사 중인 사저 지붕 주변에 설치된 가림막 일부가 제거되면서 지붕 모습이 외부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또 “문 대통령이 사저로 인한 논란을 극도로 경계하면서 자신의 편리를 위한 그 어떤 공사도 하지 말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 전 거주하던 양산시 덕계동 매곡마을 사저에 퇴임 후 머물기로 했으나, 경호가 어려워 지난해 평산마을에 사저를 신축하기로 했다. 이후 청와대 경호처가 올 3월 양산시에 착공계를 접수하고 공사를 시작했지만, 하북면 주민 반대가 불거져 두 차례 공사가 중단되는 등 일정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양산시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문 대통령 내외의 사저 입주에 맞춰 방문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주변 시설 개선에 나섰다.
양산시는 내년 4월 완공 예정으로 최근 하북 지산 도시계획도로인 중 3-3호선과 소로 1-7호선 정비공사에 착수했다. 중 3-3호선은 1986년 통도환타지아 내부 도로로 개설돼 지금까지 공용도로로 사용됐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도로와 인도 폭이 좁아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따라 시는 이 도로를 인도 2~3m를 포함한 너비 12m(길이 650m) 도로로 정비 중이다.
또 소로 1-7호선은 서리마을과 지산마을을 연결하는 총연장 1.3km 도시계획도로로, 너비 2m가량의 인도를 개설하면서 전체 도로를 정비 중이다.
두 도로에 대한 정비공사가 완료되면 방문객들은 통도사 산문주차장에 주차한 뒤 인도를 통해 문 대통령 사저를 방문할 수 있어 사저 주변 도로 교통체증 완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글·사진=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