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야간 복통 잦다면 담낭 결석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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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홍 이샘병원 소화기내과 원장

본인이나 가족 중 누군가가 급성 복통으로 야간에 응급실을 찾은 경험이 대부분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주사를 맞고 통증만 완화한 후 귀가하거나 일부 환자는 당직의로부터 장염이라는 설명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증상을 경험한 환자들의 병력을 들어보면 장염보다는 전형적인 담낭통인 경우가 적지 않다. 담낭통은 경험이 많은 의사 입장에서는 병력만 듣고도 의심이 가능하고, 질병 특이도도 높은 편이지만 환자들은 이 병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담낭은 간과 인접한 조롱박 모양의 장기로 흔히 알고 있는 쓸개를 말한다. 간에서 만들어져 지방 분해를 돕는 담즙산을 보관하고 농축했다가 분비하는 기능을 한다. 이런 담낭에 결석이 생겨서 담낭 경부(조롱박으로 비유하면 줄기)에 박히면, 담즙 배출에 장애가 생기고 담낭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과도하게 늘어난 담낭은 통증을 유발하고, 담낭염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담낭 경부에 걸려 있던 결석이 다시 담낭 내로 빠지면 과신전된 담낭은 다시 수축을 일으키고 통증도 호전되게 된다.

그래서 전형적인 담낭통은 우상 복부 혹은 명치 통증이 30분 이상에 걸쳐 지속되고, 보통 6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실제 환자들이 호소하는 통증을 그대로 옮겨보면, “쑤신다” “쥐어짠다”“욱신욱신하다”와 같이 다양하게 표현해 통증의 양상만으로 구별하기는 힘들다.

감별 포인트는 담낭통은 저녁 식후 혹은 야간에 통증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고, 구토, 설사와 같은 다른 위장관 증상을 거의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증은 별다른 치료 없이 호전되지만, 2년 내에 30% 정도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담낭통을 구별하기 힘든 비전형적인 증상도 있다. 갑자기 등 통증이 심하거나 소화불량이 생겼는데 약물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담낭결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등 통증이 생겼다면 췌장에 문제가 생겼을 거라고 여기기 십상이지만, 개인적인 임상 경험으로는 근골격계 통증이나 대상포진에 의한 신경통을 제외하면 십이지장 궤양혹은 담낭결석일 가능성이 높다. 오랜 기간 소화불량이 지속되는데 내시경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고, 약물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는 분들이 있다. 심하게는 점심을 먹으면 저녁을 못 먹겠다는 이들도 있다. 이런 경우 역시 담낭결석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위와 같은 사례 등으로 담낭결석이 의심된다면 공복(8시간) 상태로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전형적인 복통을 동반한 담낭결석은 복강경하 담낭절제술과 같은 수술이 원칙이다. 일단 통증이 발생하면 다수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고, 담낭염, 췌장염, 담관염과 같은 합병증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담낭통을 호소하지만,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결석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럴 경우 전문의의 진료 하에 CT, MRI, 담낭스캔 등의 검사를 통해 담낭경부결석, 담관결석, 담낭기능부전 등을 감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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