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내려가면 안 되는데… ‘발등의 불’ 떨어진 윤석열
27일 발표된 차기 대선 후보 다자대결 지지도 조사에서 소위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가 감지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선거 전략에 정반대의 변화 기류가 나타났다.
지금까지 이 후보 측이 윤 후보를 향해 배우자 의혹 등에 대한 공세를 펴며 ‘추격 후보’의 전략을 구사했지만, 이날부터는 윤 후보 측이 네거티브전에 팔을 걷어붙이고 이 후보를 정조준하는 모양새다. 윤 후보 측이 더 조급해졌다는 의미다.
리얼미터 지지도 이재명과 초접전 하루 기준 오차범위 밖 밀리기도
KSOI 조사서도 하락세 드러나
윤, 대장동 현장 방문 특검 촉구김건희 씨 사과 등 반등에 총력
국힘 내부 선대위 쇄신 주장도
리얼미터·오마이뉴스는 19일부터 24일까지 30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윤 후보가 40.4%, 이 후보가 39.7%로 나타났다. 0.7%포인트(P) 차이 초접전이다. 6일간 조사 결과의 평균치인데 이보다는 일간 지지도 변화를 통해 추세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결과를 보면 주 후반에 두 사람의 지지도가 크게 역전됐다. 24일 일간 집계(약 1000명) 결과를 보면 이 후보가 43.3%, 윤 후보가 36.9%다.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를 벗어난 6.4%P 차이로 이 후보가 앞선 것이다. 윤 후보가 40%대 지지율을 방어하지 못하기는 처음이다.
윤 후보는 20일 조사에서는 이 후보에 3.2%P, 21일에는 0.9%P, 22일에는 5.3%P 격차로 앞섰지만, 23일에 0.1%P 차이로 1위를 내줬고, 24일에는 이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으로 우위를 내줬다. 23일과 24일은 윤 후보가 호남을 찾아 “극빈하면 자유를 모른다” 등의 설화에 휘말린 시점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고 윤 후보 측을 향해 비판적인 입장을 숨기지 않은 시점이기도 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한 정부 발표가 있던 날도 24일이다.
다른 조사에서도 이 후보의 우위가 계속 확인됐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오차범위 ±3.1%P)한 결과 이 후보는 같은 기관의 전주 조사 대비 2.7%P 하락한 37.6%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같은 기간 1.6%포인트 하락한 35.8%로 집계됐다.
두 조사를 종합해 보면 윤 후보의 하락세가 전반적으로 더 커 두 후보의 지지도 순위가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 입장에선 지지율 반등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배우자 김건희 씨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고 이날부터 윤 후보 측이 이 후보를 향해 집중포화를 쏟아낸 것도 이 때문으로 비친다. 윤 후보는 27일 오후 경기 성남 대장동 현장을 처음 찾았다. 아파트 단지를 주민들과 걸으며 이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특검 도입을 재차 촉구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선대위 쇄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그러나 이 대표의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이후 당 내부에서 파열음은 이날 더 증폭됐다. 윤 후보가 당 회의에서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며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 후보 측에 대한 비판을 숨기지 않는 이 대표를 겨냥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