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도 낮은 지자체들, 반성은 없이 “평가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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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부산 남구청과 영도구청이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고도 청렴도 평가가 객관적이지 않다는 적반하장 태도를 보여 비판이 인다. 두 구청은 ‘세부적으로 어느 부서에서 어떤 부패가 있었는지 알 수 없는 평가다’며 신뢰도에 의문을 드러냈지만, 국민권익위는 ‘익명성이 훼손되면 평가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세부 내용을 공개할 수 없고, 통계적 기법에 따른 객관적 평가다’고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27일 국민권익위원회 2021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에 따르면, 부산 남구청과 영도구청은 종합청렴도 4등급을 받아 부산 16개 구·군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두 지자체 모두 지난해 종합청렴도 3등급을 받았다가 올해는 4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했다. 동래·부산진·사상·서·해운대구는 3등급, 강서·금정·동·북·사하·수영·연제·중구·기장군은 2등급을 받았다.

4등급으로 부산 꼴찌 남·영도구
“객관성 상실” “신뢰도 의심” 반응
권익위 “전반적 타당성 확보” 일축

종합청렴도는 공공기관 직원이 직접 평가하는 내부청렴도와 공공기관과 계약업무를 맺은 사람이 평가하는 외부청렴도 결과를 종합하고, 실제 부패사건 발생 현황도 점수화해 부패사건 지수로 반영해 산출한 지표다. 각 청렴도는 △부패인식 △부패경험 △조직문화 등을 설문조사 방식으로 측정한다.

남구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내부청렴도 부문에서 최하위인 5등급을 받았다. 영도구청은 지난해 3등급을 받았던 외부청렴도 부문에서 5등급을 받았다.

문제는 이들 기관이 청렴도 성적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남구청은 지난해 ‘직원들이 청렴도 개념을 잘 몰라 일어난 일’이라고 대응해 뭇매를 맞았는데도, 올해도 비슷한 대답을 내놨다. 국민의힘 소속 남구의회 박미순 의원은 “2년 연속 부끄러운 성적표를 받았는데도 직원들의 냉철한 평가를 부정하고 있다”며 “내부청렴도 향상을 위한 자정 노력을 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구청 관계자는 “한 두 사람의 악의적인 생각만 있으면 충분히 점수가 낮아질 수 있다. 우리 구청은 청렴 정책을 이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 청렴도 평가 결과가 객관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권익위원회에 내년부터는 설문조사 표본을 늘리고, 세부 결과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며 “내년부터 다른 방법을 강구해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외부청렴도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영도구청은 직원 민원응대 교육을 약속하면서도 “세부 평가내용을 몰라 개선 방향도 난감하다. 신뢰도도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영도구청 관계자는 “이번에 뇌물이나 향응 부분에서 점수가 깎인 것은 인허가 분야도 아니고 세정 분야였다. 위법 사항이 있으면 감사를 하거나 경찰 고발을 해야 하기에 관련 담당자들을 불러 점검했지만, 그런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업무 처리 시 민원인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고, 특이 민원사항을 부서끼리 공유하고 부서장의 책임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는 두 구청의 변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국민권익위는 “익명 설문조사를 통한 조사 방식은 은밀하고 보이지 않는 부패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다”며 “기관별 부패사건 발생현황 등 객관적 데이터도 포함해 측정 결과의 객관성을 높이고, 전반적인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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