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 메가시티로 달려갈 채비 끝냈다
부산 부전에서 울산, 신경주를 거쳐 포항, 동대구로 이어지는 영남권 4개 복선전철 공사가 착공 18년 만에 완전 개통됐다. 기존 단선 비전철 형태로 운행돼 온 해당 구간 전체가 이번에 복선전철로 탈바꿈하면서 영남권 복선전철 시대가 열렸다. 또 부산과 울산은 수도권 이외 첫 광역철도로 연결되면서 동남권 메가시티의 주요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가철도공단은 28일 부산 부전∼동대구 전체 208.4km 구간을 연결하는 복선 전철화 사업(동남권 4개 철도사업)을 완료하고 개통했다고 밝혔다. 동남권 4개 철도사업으로 철로와 더불어 정거장 35개역, 차량기지 1곳, 신호장 6곳, 교량 130곳, 터널 59곳 등이 추가됐다. 공단은 모두 6조 8271억 원을 들인 동남권 4개 철도사업에 총 18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동남권 4개 철도사업 18년 만에 완료
부울 광역철도 연결 메가시티 기반 확보
부산~울산 출퇴근 시간 15분 간격 운행
두 도시 관광·교통 등서 밀접 협력 기대
남북 연결 땐 유라시아 진출 거점 예상
28일 울산 태화강역에서 열린 동남권 4개 철도사업 개통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남북철도가 연결되고 대륙철도까지 이어지면 동남권은 유라시아 진출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부산~울산 광역전철 개통에 대해 “비수도권 광역전철 개통은 1974년 수도권 광역전철 개통 후 반세기 만의 일로 앞으로 동남권은 1시간대 초광역생활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에 단선 비전철이던 부산 부전~동대구 철길은 2003년 부산~울산 복선전철 사업 착공을 시작으로 울산~포항 복선전철(2009년 착공), 동대구~영천 복선전철(2011년), 영천~신경주 복선전철(2015년) 등 4개 구간으로 나뉘어 복선전철화가 추진됐다.
전체 구간 중 신경주~포항 구간이 2015년 4월 가장 먼저 일부 개통하고, 부전~일광 구간이 뒤이어 2016년 12월 개통한 데 이어 이번에 전체 구간 사업이 마무리됐다.
이번 복선전철화 완료에 따라 부산 부전~동대구 구간 운행시간은 무궁화호 열차 기준으로 개통 전 190분 걸리던 것이 148분으로 42분 단축됐다. 각 개별 노선들도 수송 능력이 확대되고 운행시간은 단축돼 해당 지역민들의 교통 편의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번 사업으로 울산 동구, 북구 주민을 비롯해 영천·경주 시민의 고속철도 접근성도 향상된다.
특히 부산~울산 구간은 수도권 외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광역철도로 연결돼, 하루 100회 운행할 예정이다. 남창역과 태화강역 등 2곳은 전동차와 일반열차 공용으로 사용되고 좌천역, 월내역, 서생역, 망양역, 덕화역, 개운포역 등 6곳은 전동차 전용 역사로 운용된다.
또 출퇴근 시간에는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두 지역 시민들의 주요 교통수단 역할을 하게 된다. 나아가 부울경 특별지방자치단체 출범을 앞두고 두 광역시가 광역 철도로 연결됨에 따라 관광, 교통, 물류 등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밀접한 협력이 예상된다.
새로 개통된 영남권 복선전철들은 향후 주요 철도망과 연계, 국민들의 철도 이용을 한층 확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중앙선 도담(충북)~영천(경북)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부산 부전에서 서울 청량리 구간에는 고속철도 서비스가 이뤄진다. 부전~청량리 구간에 고속철도가 달리면 기존 경부고속선(KTX)과 별개로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또 다른 대안이 생기는 셈이다.
공단 측은 해당 구간에 KTX-이음을 투입할 계획을 잡고 있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부전에서 청량리까지 2시간 5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이번에 개통된 동해선 부전~태화강~포항 구간이 2023년 개통 예정인 동해중부선(포항~삼척, 166.3km), 2027년 예정인 동해북부선(삼척~고성, 140.9km)과 이어지면 동해안을 철도로 잇는 전체 동해축이 구축된다.
향후 통일이 이뤄지거나 남북철도 교류가 성사되면 이 동해축은 북한을 거쳐 러시아, 유럽으로 이어지는 대륙횡단철도의 시·종점 역할까지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물류 측면 외에도 해당 구간은 기존 디젤 기관차를 대신해 전동차, 전기기관차가 다닐 예정이어서 대기질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또 복선전철 개통 후에는 기존 철로 가운데 폐선 부지를 활용해 관광지로 개발하거나 시민 공유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 지역 주민의 삶의 질 개선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국가철도공단 김한영 이사장은 “이번 4개 철도 사업 개통으로 동남권 지역이 철도망으로 초광역 협력체계가 구축되고, 메가시티의 주요 기반도 확보한 것이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추가 복선전철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해 동남권과 수도권 등 다양한 지역 간 접근성을 향상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