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제가 바보입니까"도 밈으로…'블라인드'서 투표까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제가 바보입니까"라는 발언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희화화되고 있다.
3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제가 바보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윤 후보는 전날 경북 선대위 출범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토론을 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발언한 바 있다.
작성자는 윤 후보가 "제가 바보입니까?"라고 발언하는 순간을 캡처한 사진을 올리며 "네" 혹은 "아니오"로 투표할 수 있도록 했는데, 오후 3시 30분 현재까지 전체 응답자 330명 중 97%(320명)가 "네"라고 답했다. 블라인드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익명 소통 커뮤니티로, 정치 성향이 특정하지 않은 편이다.
이밖에 다수의 인터넷 커뮤니티 역시 "제가 바보입니까"라는 윤 후보 발언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네"라고 답하며 희화화하는 글이 이어지는 등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이 발언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고도 주목했다.
안 후보는 2017년 당시 대선 TV토론 중 "제가 MB 아바타입니까"라고 말했다가 오히려 'MB 아바타' 이미지를 강화하는 결과를 자초했다. 대선 이후 국민의당은 자체 분석한 '대선평가보고서'에서 이 발언을 결정적인 패인으로 꼽은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안 후보는 TV토론에서 크게 실패했다"며 "내용도 없는 중도를 표방함으로써 오히려 'MB 아바타'라는 이미지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대선에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프레임을 언급하는 것이 금기 사항이다. 프레임을 언급하면 할 수록 강화되는 딜레마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지 언어학자이자 '프레임 이론'을 발표했던 조지 레이코프 교수는 "프레임은 부인할수록 오히려 프레임을 활성화시키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