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탄 안철수’에 단일화 급물살… 김종인도 “합치면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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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야권의 단일화 여부가 3월 대선 레이스를 흔들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실망한 일부 보수 진영 지지도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로 이동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감지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2일 현재까지 양측 모두 공식적으로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정권 교체를 위한 단일화 요구가 분출할 수 없는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신년 여론조사, 이-윤 격차 커져
국민의힘 주도 성사 쉽지 않을 듯
단일화 땐 윤석열 승리 장담 못 해
안, 최대한 몸값 높이기 행보 예상


당장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언론 인터뷰에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합치는 것이)일정 부분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강경하게 안 후보의 정치적 입지를 평가절하하는 인물로 꼽혔다는 점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단일화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윤 후보 지지율을 반전시키고 정권 교체 요구를 되살리는 ‘가장 확실한’ 카드로 단일화를 상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밑 이뤄진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 이유가 더 분명해진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30%대 중후반 지지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윤 후보는 사실상 30%대 아래로 주저앉은 결과가 대부분이다. 한 조사(KBS·한국리서치)에선 두 후보 격차가 12%포인트(P)까지 벌어졌다.

지지도 상승세를 탄 안 후보는 양강 후보의 지지율 격차와 비슷한 지지를 얻었다. 이 결과만 고려하면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야 산술적으로 이 후보와 오차범위 이내 박빙 국도를 만들 수 있다. 윤 후보로서는 안 후보 지지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단일화 성사 자체가 쉽지 않을 뿐더러 그 결과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국민의힘 딜레마다. 먼저 지지율 상승세인 안 후보로서는 조기에 단일화 프레임에 갇힐 이유가 없다. 최대한 몸값을 높이는 행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당선되고 저로 정권교체가 돼서 이 시대를 한 단계 더 앞서 나가게 하는 새 시대의 맏형이 되자는 생각이 있다”면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저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일화 전망은 더 어둡다. 현재 지지도나 소속 정당의 규모를 보면 윤 후보가 유리한 조건이지만, 경선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대표적인 ‘안티 안철수’ 정치인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마저 1일 보도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단일화에 들어가는 순간 우리 당은 굉장히 곤란한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우리 후보가 손쉬운 승리를 할 수 있는 건지 약간의 의문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단일화는 당원 투표가 아니라 4·7 재보궐선거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때처럼 경쟁력과 적합도 여론조사로 하게 될 것”이라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봤다.

당 경선 결과로 돌아가보면 윤 후보가 일반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부담을 느껴야 한다는 우려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비친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홍준표 의원에게 국민여론조사에서 10%P 이상 졌다. 대신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23%P에 가까운 격차를 확보해 대선 후보직을 겨우 거머쥐었다. 결국 여론조사 ‘트라우마’가 있는 윤 후보 측에서는 단일화 압력이 커질수록 정치적 부담 역시 커질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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