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앞장세워 ‘위기돌파’ 나선 윤석열
국민의힘은 2일 윤석열 대선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자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중심의 대선 메시지·전략 통일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김 위원장이 직접 선대위 주도권을 쥐고 1월 역전극을 노린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디지털플랫폼 정부’ 공약을 발표했다. 모든 정부 부처를 하나로 연결, 행정 서비스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개편하는 것이 골자다.
지지율 ‘빨간불’에 변화 메시지
김종인 “모든 메시지 내가 다 관리”
김형오 “말수 줄여라” SNS 고언
하지만 이날 관심은 윤 후보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에 쏠렸다.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 김 위원장이 함께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직접적으로 모든 것을 관리하려고 한다”며 “메시지니 연설문이니 전부 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불거지는 ‘윤석열 위기론’에 대해 “내가 선대위를 지난 한 20여 일 동안 관찰했는데, 그간 우리 선대위가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것도 사실 후보가 지방 찾고, 연설하고, 메시지를 내도 이것이 별로 그렇게 크게 반응을 못 일으켜(서다)”며 “앞으로 그 점을 시정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공약 발표회에 등장해 강한 메시지를 드러낸 것은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다. 신년을 맞아 쏟아진 5건의 여론조사 가운데 4건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 열세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최고 격차는 1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여기다 올해 대선 최대 캐스팅보트 2030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와 거리두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김 위원장의 이같은 결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새해 국민의힘에 보내는 쓴 약 세 봉지’라는 글을 게재, 윤 후보에게 고언을 전했다.
그는 “(윤 후보)정치권 등장 반 년, 당의 대권 후보로 뽑힌 지 두 달 만에 지지했던 많은 국민이 그에게서 등을 돌리려 한다”며 “기대가 실망으로, 아니 절망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공약을 설계할 것 △말수를 줄일 것 △간절함·애절함·진정성을 갖출 것 △충직한 참모가 곁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 등을 촉구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