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톤급 정치 이슈 줄줄이… 부울경 권력 구도 ‘대변혁의 해’
‘선거의 해’ 밝았다
‘선거의 해’가 막이 올랐다. 20년 만에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함께 실시되는 올 한해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은 역대 최대 규모의 권력구도 재편에 휩싸일 전망이다. 당 지도부 선거와 새 정부 출범 등 다른 메가톤급 요인들도 즐비해 있다.
부울경 권력지형 변화의 최대 변수는 역시 대선이다. 앞으로 65일 후 실시되는 20대 대선은 임인년 PK 정국의 운명을 한꺼번에 결정한다. 여기서 승리한 세력은 PK 정치권의 주도세력이 되고, 실패한 정파는 변방으로 밀려나게 된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이겨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면 더불어민주당이 확실하게 PK를 장악하게 된다. 19대 대선과 7회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던 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잠시 내줬던 부울경 주도권을 다시 회복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윤석열 후보가 승리하면 국민의힘이 완벽하게 PK 정국을 선도하게 된다. 대선과 지선 참패의 불운을 딛고 부울경을 다시 ‘보수의 텃밭’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게 된다. 현재 부울경의 지방권력은 민주당이, 중앙권력은 국민의힘이 다소 우위에 있다.
대선 승리 정당, PK 주도권 장악
지선 공천, 대선 결과 따라 큰 변화
지선도 권력 지형 변동 핵심 요인
여야 지도부 선거, 또 다른 변수
3·9 대선의 승자는 5월 10일 새 정부 임기 시작과 동시에 전면적인 권력재편에 돌입한다. 이 때부터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도왔던 PK 출신들의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리게 된다. 역대 정권과 문재인 정부에서 PK 출신들이 맹활약한 것처럼 차기 정부에서도 부울경 출신들의 역할이 기대된다. 그 중에선 ‘노무현 비서실장’에서 권좌에 오른 문 대통령처럼 PK 출신 ‘차차기’ 주자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새 정부 출범 3주 만에 실시되는 8회 지방선거도 PK 권력지형 변화의 핵심 요인이다. 현재 여야 PK 정치권을 대표할 유력 인사가 전무한 상황에서 6·9 지방선거 승자에게 권력이 집중될 확률이 높다. 더욱이 부울경 광역단체장의 위상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에선 현직인 송철호 울산시장을 제외하곤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후보군이 부상하지 않고 있고, 국민의힘에선 박형준 부산시장이 공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을 뿐 울산시장과 경남지사 후보 자리를 놓고 내부경쟁이 치열하다.
3월 대선 결과에 따라 여야의 공천구도가 뒤바뀔 수도 있다. 이 후보가 승리하면 민주당의 부울경 시도지사 출마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고, 국민의힘에선 기존 후보들이 발을 뺄 공산이 크다. 민주당의 모 인사는 2일 “우리 쪽에서 승리하면 현역 의원들이 적극 도전할 것이지만, 실패하면 아무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그 반대의 상황도 충분히 가능하다.
3월 대선과 6월 지선 사이에 실시될 여야 지도부 선거도 PK 정치권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승리한 진영의 당 대표는 집권 여당 대표로서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고, 그의 PK 측근들도 위상이 동시에 높아진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 쪽엔 PK 출신 측근이 적지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진영엔 정책위의장·최고위원·비서실장 등 부울경 출신들이 많다.
실패한 진영의 대표는 곧바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새 지도부 선거가 실시된다. 이 때 PK 출신 유력 정치인들이 여야 당대표 선거에 도전할 수 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새 대표 선거가 실시될 경우 대선후보 경선에서 위력을 발휘한 홍준표 의원이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홍 의원 본인은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4월 중으로 예고된 여야 원내대표 선거에도 PK 중진들이 대거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 6월 후반기 국회 원구성 결과도 눈여겨볼 만하다. 올해 여야 PK 정치권 앞에는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놓여 있는 셈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